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1983년 한국을 방문해 한일 협력의 길을 텄지만 2년 뒤 종전기념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의 거센 비난을 불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27일로 구순(九旬)을 맞는다. 고향인 군마(郡馬)현 중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한지 60년이지만 마음과 몸은 여전히 현역이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22일 자민당내 파벌 이부키(伊吹)파 총회에 초대 받아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간사장 등에게서 축하를 받았다.
외형으로는 일본 정치 1번지 나카다초(永田町)에서 ‘정년퇴직’ 했지만 여전히 후배 정치인들을 이끌고 있는 그는 답례 연설에서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관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82~87년 총리 재임기간을 돌아보며 “외교는 외무장관이 하는 게 아니라 총리가 상대국과 직접 손잡고 서로 저버리지 않는다는 신뢰관계를 갖는 것”이라며 “단순히 이익을 얻자는 것은 외교가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는 물론 지금도 그가 중시하는 것은 일본 정치의 전후 체제 탈피다. 일본 역대 총리로는 처음으로 패전일인 8월15일 A급 전범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도, 전후 50주년이던 94년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 결의에 반대한 것도 이런 역사인식의 산물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최근 지론이던 헌법 개정에 힘을 쏟고 있다.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의원 모임인 ‘새헌법제정 의원동맹’의 회장을 맡아 지난달 열린 ‘새 헌법 제정 추진대회’에서는 “올바른 헌법을 새로 만들어 후손에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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