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기내에서 난동을 피운 혐의(항공 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식 재판에 회부된 태광실업 박연차(62) 회장에게 법원이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 박준용 판사는 22일 오전 부산지법 353호 법정에서 열린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6월에 집형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당시 항공기 탑승자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박 판사는 “항공기 이륙을 위해 자세를 바로 해 달리는 승무원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경고장을 찢어버리는가 하면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하는 등 그 소란의 정도가 매우 심했다”고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 판사는 “박 씨는 언론보도로 기내 난동 행위가 알려진 뒤 보도자료를 내 유감을 표시했지만, 피해 당사자인 당시 승무원과 127명의 탑승객에게는 사죄를 하지 않았다”며 “이들의 피해에 상응하는 조치로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전 술에 취한 상태에서 김해발 김포행 대한항공 1104편 항공기에 탔다가 소란을 피워 비행기 출발을 1시간 가량 지연시킨 혐의로 벌금 1,0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가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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