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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대란' 영세상인 등 서민들 "악!"/ LPG車로 개조하고… 가짜기름 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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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대란' 영세상인 등 서민들 "악!"/ LPG車로 개조하고… 가짜기름 섞고…

입력
2008.05.2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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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을 앞지른 경유 값 때문에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형 트럭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상인, 중고차 중개상 등은 ‘경유 대란’의 직격탄을 맞아 수입이 20% 이상 급감했다며 울상이다.

아우성-비싸서 못살겠다

경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서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들은 소형트럭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일대 중국집에 야채를 납품하는 최규회(46)씨는 “올초만해도 기름값이 월 50만원 정도 들었는데, 이제는 100만원도 모자란다”며 “한 달 수입이 20%는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세 상인들이 모이면 데모 한번 하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푸념했다.

개인용달과 중고차 시장도 마찬가지. 서울 양재화물터미널에서 만난 이모(42)씨는 “용달차 월 수입의 절반 이상이 기름값이니, 진짜 먹고 살기 힘들다”며 “차에는 좋지 않지만, 당장 기름값 아끼려고 등유나 가짜 경유를 넣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가양동 중고차 매매단지 관계자도 “올초보다 경유차 가격이 대략 100만~200만원 가량 떨어졌다”며 “유지비를 감당 못해 경유차를 내놓는 사람은 20%나 늘었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어 아예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구책1-안 쓰기

그렇다고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일. 서민들은 나름대로 다양한 자구책으로 ‘경유 대란’을 견디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연료절감기를 달거나 LPG차로 바꾸는 것. 경기 부천시 J카센터 문모(40)씨는 “지난해에는 문의조차 없었으나, 최근에는 50만원이나 하는 연료절감기를 매주 2개 이상 달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저공해사업단 관계자는 “본인이 10만~30만원만 부담하면 노후 경유차를 LPG차로 개조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최대한 차를 굴리지 않는 ‘거북이 전략’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만난 약재상 박모(54)씨는 “안 움직이는 게 최선”이라며 “예전에는 지방에서 직접 약을 구입했는데, 이제는 택배로 공급받는다”고 말했다. 2.5톤 트럭으로 강남 아파트 단지 일대에서 과일 행상을 하는 최모(54)씨도 “전에는 하루 4~5곳의 단지를 돌았으나, 최근에는 아침 일찍 나와 길목 좋은 한 곳에 자리 잡고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자구책2-덜 쓰기

‘물가안정’을 외치는 정부 서슬에 눌려 요금 인상은 꿈도 못꾸는 시외ㆍ고속버스 업계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K고속 관계자는 “운전기사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연비절감 교육을 실시하고, 개개인의 연비를 체크한다”며 “교육효과인지, 예전에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마의 5㎞벽’(리터당 연비 5㎞)도 깼다”고 소개했다.

광주ㆍ전남 지역 시외버스 업체 관계자도 “승객이 적은 노선은 운행 횟수를 줄이고, 최악의경우 요금인상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얌체 업체는 자금 여력이 남는 대로 경유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군도 고유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고유가 에너지 대책에 따른 4단계 시나리오 중 세번째로 심각한 ‘3단계 플랜’가동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기갑, 수송부대 등의 훈련을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장비를 운용해 경유 소비량을 11%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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