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관련,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대국민담화를 통해 "앞으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며 "지금까지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으로 저와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께서 새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줄 알고 있다"면서 "축산농가 지원 대책 마련에 열중하던 정부로서는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고, 무엇보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 아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은 확고하다"면서 "정부는 미국과 추가 협의를 거쳐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이 국제 기준과 부합하고 수입 쇠고기가 미국인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와 똑 같다는 점을 문서로 보장받았으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수입을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도 명문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대목에서는 말을 끊고 고개를 숙이는 등 전체적으로 대국민 사과의 모양새는 갖췄으나 부실한 쇠고기 협상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또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에서 조차 요구해 온 인적쇄신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17대 국회) 회기도, 임기도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여야를 떠나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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