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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정몽윤·최태원, 야구는 나의 힘… 경영 홈런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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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정몽윤·최태원, 야구는 나의 힘… 경영 홈런 꿈꾼다

입력
2008.05.2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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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 홈팀 LG트윈스와 우리 히어로즈 간의 경기가 시작되자 검정색 야구 점퍼를 입은 LG상사 구본준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 부회장은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잠실구장을 찾는다. 구 부회장은 선수 하나하나에 관심을 보이며,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경기에 집중한다. 경기가 끝나면 승패에 관계없이 더그아웃으로 내려가 선수들을 격려한다. LG트윈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구 부회장의 야구사랑은 이처럼 남다르다.

재계에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최고경영자들은 의외로 많다. 이들은 야구를 단순한 취미를 뛰어넘어 경영 활동의 일부분으로 승화시킨다. 대표적인 최고경영자로는 구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 등이 있다.

특히 구 부회장의 야구 사랑은 각별하다. 구 부회장은 올해 초 자청해서 LG그룹으로부터 LG트윈스 구단을 넘겨 받았다. 구 부회장은 올해 3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LG트윈스 구단주 바통을 받자마자 LG상사 내에 직장인 야구팀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또 지난해 1월 LG트윈스 선수들이 운동하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를 방문해 감독과 선수단을 격려했다. 당시 그는 선수단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정신력, 체력, 실력에서 최고가 돼 4강에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자”면서 선수들을 다독였다.

구 부회장의 이런 야구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야구와의 인연이 자리하고 있다. 야구명문 경남중 출신인 구 부회장은 중ㆍ고시절 기수별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또 자신이 활동하는 야구 동호회 회원들을 잠실구장으로 초청해 함께 야구 관전을 하는 등 한 달에 한차례는 필드에서 뛴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도 단순한 팬을 넘어선 야구광 수준이다. 국내 프로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는 기본이고 일반인에게 생소한 쿠바의 쟁쟁한 선수 프로필까지 꿰고 있다.

실제 그는 현대해상 사회인 야구팀 선수로 활약중이다. 1루수로 뛰는 그는 요즘 몸에 무리가 갈수 있어 직접 뛰지는 못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다. 정 회장은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 선수를 비롯해 기아 타이거즈 정민태 선수 등과 인연도 깊다. 정 회장은 1997년 대한야구협회 회장을 맡는 등 야구계 발전을 위해서도 헌신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야구 사랑은 뒤늦게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00년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창단한 후 야구장을 찾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가을 두산 베어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연달아 져 사기가 꺾인 3차전 경기 때 와서 선수단 사기를 끌어올려 눈길을 끌었다. 당시 SK 응원석에 최 회장이 응원을 진두 지휘했고, 사기가 오른 SK팀은 결국 승리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야구 사랑은 지난해 SK가 두산을 제치고 한국시리즈에서 역전 우승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당시 선수들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SK가족, SK팬, SK고객 등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행복을 만들어 나가자”면서 행복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현재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모든 계열사에 직장인 야구팀을 만들어 매년 SK그룹 리그를 벌일 정도로 야구 활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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