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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텅빈 가슴' 우승컵이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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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텅빈 가슴' 우승컵이 달랬다

입력
2008.05.2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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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꿈에 안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꿈의 무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20분 연장 사투(1-1) 끝에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6-5로 승리, 9년 만에 유럽 정상에 복귀했다. 통산 3번째 우승.

맨유는 전반 26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선제 헤딩골로 기선을 잡았지만 첼시는 전반 45분 프랭크 램퍼드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 후반전 휘슬이 울리도록 판가름 나지 않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행운의 여신’은 맨유의 편이었다.

맨유는 3번 키커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실축해 위기에 몰렸지만 첼시의 5번 키커 존 테리가 비에 젖은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며 벼랑 끝에서 탈출했고 첼시의 7번 키커 니콜라 아넬카의 슈팅을 수문장 에드윈 반데르사르가 몸을 날려 막아내며 감격의 순간을 맞이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밤잠을 설치고 텔레비전 앞을 지키던 고국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박지성 본인으로서도 ‘꿈의 그라운드’에 나설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친 것은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을 법 하다.

박지성이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직접적 원인은 오언 하그리브스(27)의 전진 배치 탓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출전 명단이 발표된 후 인터뷰에서 “하그리브스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 박지성이 큰 공헌을 했지만 승리를 위해 힘든 결정을 했다”며 박지성 대신 하그리브스를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내세운 ‘깜짝 전술’의 배경을 설명했다.

베스트 11에서 누락된 것은 퍼거슨 감독의 입을 통해 어느 정도 설명이 됐다. 그러나 교체 명단에서마저 제외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활약이 미미했던 대런 플레처, 존 오셔, 미카엘 실베스트르는 포함된 반면 고비마다 제 몫을 해낸 박지성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박지성의 결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포지션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은 라이언 긱스, 루이스 나니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골키퍼를 빼고 6명으로 구성되는 교체 명단의 절반을 동일한 포지션의 선수로 채울 수는 없다.

퍼거슨 감독은 고심 끝에 박지성의 부지런함 보다 긱스와 나니의 결정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팀 공헌도가 높지만 ‘한방’으로 상대 숨통을 끊는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박지성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장은 결국 퍼거슨 감독의 최종전 구상에 그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팀에서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재차 일깨워준 셈이다.

박지성은 경기 후 “컨디션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쉽지만 팀 우승으로 만족한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성은 오는 24일 오후 3시20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귀국, 28일 소집되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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