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확산되던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생이 잦아들면서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년 내내 발생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방역에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2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AI 의심사례 신고는 12일 경북 경산을 끝으로 10일간 단 1건도 없었다. 지난달 3일 전북 김제에서 올 들어 첫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이후, AI 의심사례는 12일까지 하루 평균 2건씩 이어졌다. 농식품부의 공식 집계에서는 고병원성 AI 판정도 14일 경북 경산, 경남 양산 2곳 이후 42건에서 멈췄다.
이번 AI 진원지인 전ㆍ남북은 살처분 방역조치가 이미 한 달 전에 끝나, AI 위험지역에서 경계지역으로 바뀌었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전국에서 814만 마리의 닭, 오리 등 가금류를 살처분ㆍ매몰 처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AI가 종료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한다. 일단 의심사례 신고는 멈추었지만, 병성감정 의뢰나 기존 AI 발생지와 역학적 관련 있는 농장에 대한 검사에서도 고병원성 AI가 추가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영천 발생농장과 역학적으로 관련된 경주 안강의 한 농장은 14일 예방 차원에서 닭,오리 2만 마리를 살처분 한 뒤 실시한 검사에서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인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바이러스 잠복기(21일)를 감안하면 마지막 의심신고 및 발생에서 최소 한 달이 지나야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3~04년, 2006~07년의 경우 초기 한 달간 각각 전체 19건 중 16건, 7건 중 4건이 집중됐으나, 결국 3개월 이상을 끌다가 종료됐다.
겨울 철새가 북상하는 봄철에 AI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AI 방역체계도 연중 상시 가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이한수 한국환경생태연구소장은 “시베리아 등지에서 10월께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 남부, 동남아 등지로 내려갔던 겨울 철새가 북상하면서 3~4월 다시 우리나라를 통과한다”며 “이번 AI는 북상 철새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가 철새가 남하하는 겨울철 뿐 아니라 1년 내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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