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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아내를…부부싸움끝 폭행 살해 뒤뜰 암매장, 정신병원 숨어지내다 5년만에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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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아내를…부부싸움끝 폭행 살해 뒤뜰 암매장, 정신병원 숨어지내다 5년만에 들통

입력
2008.05.22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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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정신병원에 숨어있던 비정한 남편이 5년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봉화시에 사는 홍모(46)씨는 2003년 1월말 아내와 심하게 말다툼을 하게 됐다. 부부싸움의 발단은 등기우편물 대리 수령 문제였다.

알코올 중독으로 수 차례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홍씨는 그날도 술에 취해 귀가했다가 자신 앞으로 온 등기우편물을 아내가 대리 수령하면서 도장을 찍어 준 사실을 알고는 화를 냈고 이 때문에 부부싸움이 시작됐다. 술에 취한 홍씨는 출산을 불과 1, 2주 앞둔 아내에게 마구잡이로 주먹과 발을 휘둘렀고, 만삭의 아내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술에서 깨어난 홍씨는 시신을 유기하기로 하고 뒤뜰을 팠으나 추운 날씨 때문에 땅이 얼어 있어 깊이 파지 못하자 시신을 흙으로 덮고 거름더미 등으로 위장했다. 홍씨는 이후 완전 범죄를 기획했다.

홍씨는 한달여 동안 이웃 주민들에게 “아내가 가출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다. 그리고 난 뒤 알코올 중독을 치료받는다며 한 차례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안동시의 한 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고, 이후 범행이 발각될 때까지 5년여 동안 숨어 지냈다.

이 병원은 2000년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해 있던 홍씨가 아내를 만난 곳이기도 했다. 당시 아내도 남편과 이혼하고 3명의 자녀를 전 남편에게 맡긴 후 우울증을 앓다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참이었다. 서로의 어려운 처지에 공감한 이들은 2년여 동안 교제한 끝에 2002년 11월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완전범죄로 끝날 듯하던 범행은 오랫 동안 비어 있는 홍씨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기 위해 청소를 하던 중 유골을 발견하면서 들통이 났다.

경찰은 숨진 김씨의 치과기록 등을 토대로 신원을 확인한 뒤,가출했다고 소문을 내면서도 가출신고조차 하지 않은 홍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김씨 가족들은 김씨가 사라진 뒤 백방으로 수소문하다 2006년 3월에야 가출 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봉화경찰서는 21일 홍씨에 대해 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봉화=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권정식기자 kwonj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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