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신의 존재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이후 베스트셀러가 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이 주장하는 무신론에 대해 개신교가 신학적 대응에 나섰다. 만들어진>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은 20일 도킨스의 무신론 비판에 앞장서고 있는 알리스터 맥그라스 영국 옥스퍼드대 신학교수를 초청, ‘만들어진 신에 대한 신학적 응전:과학과 종교의 대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맥그라스 교수는 이날 교수 신학생 등 350여명이 참석한 세미나에서 “도킨스는 자연과학과 무신론을 연결시켜 과학은 신에 대한 신앙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신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이러한 관점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 천문학자 오웬 진저리치,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 등 신을 믿는 과학자들의 사례를 들면서 ‘모든 것은 어떻게 시작됐나’ ‘왜 우리 모두는 여기에 있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없는 것처럼 과학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맥그라스 교수는 화학, 분자생물학 등을 전공했으나 후에 다시 신학을 공부해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성공회 목사이기도 하다. 그는 복음주의 입장에서 무신론을 비판한 <도킨스의 망상> 등의 저술을 통해 같은 대학 교수로 있는 도킨스의 무신론 입장에 대응해왔다. 도킨스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도킨스는 “믿음이란 것은 증거가 없는, 심지어 증거에 반대하는 맹목적인 신뢰이며, 산타클로스를 믿는 것과 같이 유아적인 신념”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맥그라스 교수는 “나는 수년간 무신론자로 있다가 18세에 하나님을 발견했으나 한번도 이를 유아적인 퇴보로 여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신에 대한 신앙은 비이성적인 생각이며 정신적인 바이러스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누가 이성적인 것과 과학적인 것을 결정하느냐”고 반문했다.
맥그라스 교수는 또 기독교의 우주관은 한계가 있고 실제의 우주에 비해 협소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중세의 기독교 우주관은 종교와 관련이 없는 것이며, 이는 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천체에 관한 글에 기초한 당시의 과학 발달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종교가 폭력을 조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으며, 폭력은 인간의 본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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