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馬英九ㆍ57) 총통 당선인이 20일 제12대 대만 총통에 취임, 중국-대만 관계가 새로운 화해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마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臺北)시 아레나 체육관에서 행한 취임 연설에서 “대만은 대중 관계에서 평화와 안정을 추구할 것이며 이는 대만의 일관된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양안은 역사적인 기회를 잃지 말고 평화와 번영의 새 장을 열자”고 밝혔다.
마 총통은 대중 관계에서 통일, 무력사용, 대만독립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3불(不)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히고 직항로 개설, 무역 투자 협력 확대 등을 중국에 제의했다. 마 총통이 “양안관계의 핵심은 민족문제가 아니라 생활방식과 핵심가치에 있다”며 실리주의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 총통의 이런 입장은 대만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면서 시작됐다. 마 총통은 주력 산업인 하이테크 전자산업 등의 적극적인 중국 진출과 대만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중국 자본의 유입 등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중국을 향해 과감히 문을 여는 동시에 중국이 반대하는 대만독립노선을 포기, 중국과의 정치적 데탕트를 이룩한다는 구상을 가다듬어왔다. 중국도 대만독립 포기라는 정치적 이득을 얻는 대신 양안 직항로 개설 등을 통한 경제 협력이라는 윈윈 게임을 진행하겠다는 청신호를 보내오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샤오완창(蕭萬長) 대만 부통령은 지난달 보아오포럼에서 양안 지도자간 주파수를 사전 조율했다.
하지만 마 총통은 대중관계 밀착으로 생길 수 있는 안보 공백을 감안, “안보 동맹이자 주요 무역 상대인 미국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양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강화해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마 총통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양안 지도자의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향후 양안관계를 성급히 낙관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취임 연설에 앞서 마 총통과 샤오 부총통은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국회의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국새를 넘겨받았다.
천수이볜 전 총통은 취임식을 지켜본 뒤 총통부를 떠났는데 대만 검찰은 이날 천 전 총통의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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