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윤우’호가 닻을 올렸다. 경영 쇄신을 위해 윤종용 상임 고문에게서 키를 넘겨받아 새로 출범한 이윤우 부회장 체제는 홈엔터테인먼트 로봇, 차량용 반도체 등 신사업 발굴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한 ‘기술 준비 경영’을 모토로 내걸었다.
삼성전자는 20일 경기 수원 사업장에서 사장단과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윤우(61ㆍ사진) 신임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의 취임식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스피드와 효율 중심의 경영혁신을 기본으로 삼아 창조경영을 확대 발전시켜 삼성전자를 21세기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미래에 대비해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는 등 기술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준비 경영을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휘어지는 LCD, 입을 수 있는 컴퓨터, 에너지 및 환경, 헬스 등의 신수종 사업을 삼성종합기술원 및 각 사업 부문별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휴대폰과 PC, TV 등을 결합한 신 모바일 기기 및 아이와 노인들의 놀이 상대가 될 수 있는 애완용 로봇 등 홈 엔터테인먼트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도로안내장치(내비게이터) 기능을 내장한 반도체 등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각종 반도체도 연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명간 신수종 사업을 총괄하는 사업부 신설 및 관련 인력 및 예산 확대 등의 후속 조치가 예상된다.
이 부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금주 중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가급적 조직을 많이 흔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의 경우 현장 근무 시절과 경영진이 된 이후의 스타일이 많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즉, 과거 반도체 공장에 근무하던 시절에는 강한 리더십으로 직원들을 몰아붙여 ‘무서운 상사’로 통했으나, 사업부를 총괄하는 경영진이 된 이후엔 다른 사람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온화한 스타일로 변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조직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메모리 사업부장 출신인 권오현 사장이 반도체 사업부를 총괄함에 따라 비메모리 사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주목하는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차량용 반도체 역시 비메모리 반도체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 동안 디지털카메라 생산은 삼성테크윈, 판매와 마케팅은 삼성전자가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사업 조정 의견이 여러 차례 나왔던 만큼, 박종우 사장이 총괄하는 TV 및 블루레이 담당인 디지털미디어 사업부에 디지털카메라 판매 및 마케팅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윤 상임고문이 관장했던 생활가전 부문이다. 윤 고문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는 만큼, 생활가전 사업의 사업부문 재배치 등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총괄 대표이사로서 그룹 내 공식활동을 21일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회의 주재로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고 이 부회장이 계속 사장단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이 부회장이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삼성그룹의 구심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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