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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우조선 매각 독자 진행… 대안 없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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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우조선 매각 독자 진행… 대안 없다지만

입력
2008.05.2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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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자문사 자격을 취소시킨 산업은행이 별도 자문기관 없이 직접 매각작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각지연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으나 산은은 사실상 한 달여 동안 우왕좌왕하며 허송세월만 한 셈이 됐다. 또 산은이 잠재매수자인 두산중공업의 2대주주라는 점에 대한 이해상충 논란과 산은의 매각자문 역량에 대한 의문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산은은 20일 대우조선 매각자문사 선정위원회를 거쳐 산업은행 M&A실이 단독으로 매각자문업무를 수행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매각작업 왜 직접하나

산은은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골드만삭스가 ▦중국 조선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조선회사 주주로서 다른 조선회사(대우조선) 매각을 담당하는데 따른 이해상충이 발생하며 ▦대우조선의 첨단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할 가능성을 반발여론이 확산되자, 계약조건변경을 협의한 끝에 결국 골드만삭스의 매각자문사 자격을 취소시킨 바 있다.

이어 차순위 협상자인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과 계약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안진 측은 잠재 매수자들과 이미 인수자문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매각자문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매각일정 지연 최소화, 이해상충 우려의 근본적 해소 등을 위해 자문사 재선정 절차를 취하기보다는 산업은행 M&A실이 자문업무를 단독 수행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산은측은 설명했다.

산은측은 “이해상충문제의 발생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조선업체에 대한 자기자본투자가 있을 경우 동 투자업체가 본건 거래에 참여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고의나 과실로 이를 위반하면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계약내용을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은 “산은이 골드만삭스에 요구한 조건은 다른 해외 IB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며 국내 증권사들도 상당수가 각국 조선주나 잠재매수자들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어 이해상충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결국 산은이 직접 자문을 맡는 것 외에 대안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논란

맡길 만한 곳이 없어 산은이 직접 매각작업을 주도하게 됐지만 논란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산은이 두산중공업의 2대주주(지분율 12.53%)라는 점. 두산은 포스코, GS, 한화 등과 함께 유력한 인수후보자인데 산은이 직접 매각작업을 맡을 경우, 공정성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산은 M&A실의 매각자문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산은측은 “범양상선, 대우종합기계, LG카드, 진로, 대우건설 등에서 매수자문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 범양상선이나 대우종기, LG카드 등의 매각자문은 다른 IB와의 경쟁을 통해 따낸 것이 아니라 산은이 매각 주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LG카드 매각 당시에는 공개매수 조항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진행해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매각 절차에 있어서도 산은은 인수 후보들에게 한꺼번에 의향서를 받고 단번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식으로 마치 경매하듯 매각을 해 왔는데, 여러 단계를 거쳐 인수자 후보들을 줄여나가면서 매각 단가를 높이고 매각 기업에 대한 정보도 점차 흘려주는 외국 IB들에 비해 역량이 달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산은의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이번 매각을 얼마나 투명하고 성공적으로 진행하느냐가 산은 자신에겐 국제적 IB도약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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