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이라는 가정 하의 얘기 하나. 이종범(38ㆍKIA)이 일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한국야구의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이종범은 2003년 6월21일 잠실 두산전에서 최소경기 1,000안타(779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삼성 양준혁의 856경기. 이종범이 1998년 일본 주니치에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만 뛰었다면 홈런을 제외한 주요 타격부문 대부분의 주인공이 됐을 수도 있다.
‘원조 야구천재’ 이종범이 20일 광주 롯데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1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종범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이용훈의 초구 138㎞짜리 가운데 직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앞 안타를 뿜었다. 이로써 93년 KIA 전신 해태에서 데뷔한 이종범은 15년 만에 1,500안타 고지를 밟았다. 통산 8번째.
이종범은 1,500안타 달성 이후로도 방망이를 멈추지 않았다. 이종범은 2회에는 볼넷을 골랐고, 5회에는 중견수 앞 안타를 날렸다. 또 7회에는 2루수 내야안타까지 더했다. 이날 성적은 4타석 3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
2006년과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이종범이 한 경기에서 3안타를 친 것은 지난해 9월18일 광주 LG전 이후 8개월 여 만이었다. 이종범은 또 11경기 연속안타로 시즌 타율을 3할1푼3리까지 끌어올렸다.
이종범의 맹활약에 힘입은 KIA는 롯데를 3-2로 제압했다. 경기 후 이종범은 “2년 동안 1,500안타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슬럼프 때문에 쉽지 않았는데 타격자세를 바꿔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LG가 고졸 새내기 정찬헌(18)의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정찬헌은 프로 데뷔 첫 선발승. 한화는 잠실 두산전에서 0-2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초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5득점, 5-2의 짜릿한 역전쇼를 펼쳤다. 올시즌 최장시간(5시간 13분) 혈투가 벌어진 제주에서는 SK와 히어로즈가 연장 11회 스리런 홈런(정근우)과 투런 홈런(대타 송지만)을 주고 받은 끝에 SK가 10-9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 체크 포인트
한화-두산 ▲한화 두산전 3연승 및 잠실구장 4연승 ▲송진우 최고령(42세3개월4일) 선발등판 ▲두산 김동주 잠실구장 최다홈런 타이(90개ㆍ타이론 우즈)
LG-삼성 ▲LG 3연승 및 삼성전 3연승 ▲정찬헌 데뷔 첫 선발승 및 올시즌 신인 첫 선발승
KIA-롯데 ▲이종범 역대 8번째 1,500안타 및 11경기 연속안타 ▲윤석민 최근 3연승 ▲이용훈 최근 5연패 ▲정수근 22경기 연속 출루
광주=최경호 기자 대구=허재원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