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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슈주'멤버 한경, 중화권 별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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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슈주'멤버 한경, 중화권 별로 떠오르다

입력
2008.05.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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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조 댄스그룹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인 한겅(韓庚ㆍ24)에 대한 중화권 내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슈퍼주니어가 H.O.T와 동방신기의 뒤를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제3대 아이돌 그룹으로서 특히 중국에서 한겅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며 그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수천명의 팬들이 모여들 정도라고 전하고 있다.

텅쉰(騰迅) 등 포털 사이트들의 인터넷 투표에서 한겅은 홍콩과 대만의 유명스타 류더화(劉德華) 쑤유펑(蘇有朋) 옌청쉬(言承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0위 안에 항상 진입해 사실상 새로운 우상으로 대접받고 있다.

유력 뉴스 사이트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매주 뉴스의 인물을 다루는 ‘인물주간’최근호를 통해 한겅이 낯선 이국인 한국에서 어떻게 성공 스토리를 이뤘는가를 자세히 소개했다.

‘인물주간’에 따르면 한겅은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牡丹江)시에서 소수민족인 허저(赫哲)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여느 중국 아이들과 다름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낸 한겅은 무용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면서 12살 때부터 전통 춤과 발레, 무술을 배웠고 대학도 베이징의 중앙민족대학 무용과를 졸업했다.

한겅이 처음 무대에 오른 것은 유명 진행자 왕한(王涵)이 사회를 맞은 TV프로그램 <월책월개심(越策越開心)> 으로, 비록 낯선 얼굴이었으나 싱그러운 미소를 잃지 않는 그는 빼어난 춤솜씨를 선보여 방청객과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2001년 한국 SM 주최의 오디션 ‘H.O.T 차이나 캐스팅’선발대회에서 재차 특유의 무용 실력을 뽐내고 출중한 용모로 한국 심사위원단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선발대회에서 당당히 뽑힌 한겅은 2003년 한국으로 와서 정식으로 노래와 무용, 연기 등의 훈련을 받으면서 앞으로 아시아 전체를 상대로 펼칠 엔터테이너로서의 준비에 들어갔다.

SM 한국 본사는 한겅에 대해 수년간 노래와 댄스, 연기 훈련을 시키고 다른 멤버들과 합류시킨 뒤 2003년 10월26일 언론매체를 통해 ‘슈퍼주니어 스페셜 프로젝트’를 공표하고 활동을 개시하도록 했다.

슈퍼주니어가 출범하자 한국의 팬들은 중국인 신분 때문에 한겅에 가장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현재 많은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에 가서 성공하는 것을 꿈꾸고 있지만 한겅의 연예계 생활은 탄탄대로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한걸음 나갈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했다.

한겅은 3,000대 1의 경쟁을 뚫고 SM 오디션을 통과해 한국에 ‘연습생’으로 올 당시 혼자가 아니었다. 다른 2명의 중국 젊은이와 함께였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한마디로 말해 군사훈련을 받는 것과 매한가지로 호되고 힘들었다. 같은 또래 연습생 여럿이 숙소에 모여 살면서 하루 수면시간은 4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처음 훈련과정에서 한겅은 매일 20시간 가까이 댄스, 성악, 피아노, 연기 등을 배웠다. 훈련 중 손뼈가 부러졌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골절된 뼈가 저절로 붙으면서 휘어질 정도로 쉴 틈 없이 연습했다.

그러나 이처럼 길고 어려운 훈련보다도 한겅에게 힘든 것은 한국어를 기초부터 배워야 하는 일이었다. 다른 멤버와 말이 통하지 않아 그는 쉬는 시간마다 한국어를 학습하는데 매진했다. 노력 끝에 지금 한겅은 한국어 구사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 멤버들과 충분한 대화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한겅의 가정 환경은 여유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그는 한 달에 평균 40만원을 생활비로 썼다. 하지만 SM의 보조금은 20만원 가량이었다. 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한겅은 절약하고 절약할 수밖에 없었다.

한겅은 한국에서 겪은 연습생 시절을 묻자 “한국의 매니저사는 대단히 체계적이고 규모도 크며 대학교 같이 많은 교과과정을 배우게 하고 있다. 게다가 현지 연예인은 대체로 나이가 어리고 경쟁이 치열한 탓에 소속사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따라서 열심히 배워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분위기”라며 담담히 당시를 떠올렸다.

2년여의 엄격한 훈련을 거친 한겅은 수많은 연습생 가운데서 두각을 나타내 13명의 슈퍼주니어 일원이 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한겅의 고생이 끝난 게 아니었다. 데뷔의 흥분도 가시기 전에 외국인 연예인의 출연 제한 규정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TV에 출연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었다.

이럴 때마다 한겅은 무대 뒤에서 울기도 했으나 눈물을 훔친 뒤 마스크를 쓰고 다시 TV 카메라 앞에서 춤을 췄다.

한겅의 각고 노력은 점차 인정을 받아 많은 팬들이 그가 중국인이란 사실을 이해하고 인터넷 상에 칭찬하는 댓글이 이어지면서 슈퍼주니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멤버가 됐다고 인물주간은 지적했다.

현재 한겅은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이 엄습해 수만명의 사망자를 낸 쓰촨(四川)성을 돕기 위한 활동에 참가하기 위해 후난?창사(長沙)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 연예계의 지진 피해지역을 위한 모금활동에 적극적인 한겅은 기업에서 680만위안(약10억원)의 성금을 약속받기도 했다.

슈퍼주니어를 대표해 한겅은 23일 창사에서 열리는 연예인 자선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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