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하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19일 대운하 반대론자인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을 설득하는 공개편지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워 눈길을 끌었다. 원고지 50매 분량 장문의 편지는 이 의원이 지리산 은둔생활을 하던 지난달 24일 쓴 것이라고 한다. 편지는 수경 스님이 지난달 18일 한 일간지에 기고한 대운하 반대 컬럼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먼저 이 의원은 편지에서 “나의 꿈은 강을 원래의 강으로 되돌려놓고, 물길이 있는 곳에 배가 다니게 하자는 것”이라며 “멀쩡한 산과 들을 파괴해 뱃길을 여는 게 아니라 원래의 뱃길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름을 거창하게 대운하라고 한 것이지 사실은 강 따라 뱃길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운하가 공동체 붕괴와 인간다운 삶의 실종을 가져올 것”이란 수경 스님의 주장에 대해 “자연환경의 파괴를 막고, 강변마다 빈집이 늘어나는 공동체의 파괴를 막고, 삶의 실종을 복원하기 위해 강 길을 복원하고, 4대 강을 인간의 삶이 풍성해지는 인간의 강으로 복원하려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불러 일으킬 것”이란 스님의 주장과 관련해선 “찬성 이유는 들으려 하지 않고 운하를 반대하는 것은 양심이고, 찬성하는 것은 갈등의 유발로 본다면, 이는 처음부터 운하 찬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뿌리째 흔들려는 정치적 반대자들의 계산된 정치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위기설’에 대해선 “속인들의 용어로 그것은 ‘선동’”이라며 “4대 강을 복원하는데 무엇 때문에 국가적 안위가 위태로워집니까”라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경 스님에게 공개 또는 비공개로 대운하와 관련한 ‘끝장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기 위한 인터뷰를 예정대로 마쳤다. 26일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인 그는 “현재로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예정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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