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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도입했지만… 한국인 여가 부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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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도입했지만… 한국인 여가 부족 여전

입력
2008.05.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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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쫓겨 여가 시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여가활동의 질도 형편 없어 10명 중 9명은 TV 시청이 고작이다. 여성들은 선정적인 영상매체에 길들여져 병적으로 마른 체형을 원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모습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차 한국종합사회조사 심포지엄에서 국내 근로자 554명을 조사해 발표한 ‘한국인의 여가활동과 삶의 만족도’에 따르면, 최근 법정 근로시간의 단축에도 불구하고 초과 근무가 많아 여가시간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직장인의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47.5시간이었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연간 외박이나 휴가 일수가 10일 미만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2006년 기준 한국 직장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305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1.3배나 많은 세계 1위였다. 연평균 근로시간 2, 3위인 체코와 헝가리에 비해 300시간 이상 많았다.

삶의 질도 문제였다. 시간이 없다 보니 여행, 운동 등 적극적인 여가 생활보다는 주로 제한된 공간에서 TV나 DVD를 시청하는 등 혼자 보내는 소극적인 여가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매일 TV를 시청한다는 응답자가 88.3%, 인터넷과 컴퓨터 이용이 74%, 음악 청취는 70.7%였다.

다른 사람과 교류를 통해 여가시간을 보낼 때에도 남성 직장인은 음주(51%), 여성 직장인은 전화로 수다를 떠는 경우(68.9%)가 많았다. 이처럼 한국 직장인들이 제대로 된 여가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 돈, 시설, 건강 문제 때문이었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은 43.1%가 아이를 돌보느라 여가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또 여가 생활을 즐기더라도 스트레스 탓에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스트레스의 주원인(92.8%)은 일과 돈이었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여가 생활의 만족도도 떨어졌다.

한국 직장인의 여가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한 다양성 관리 및 음주문화와 업무관행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엄동욱 연구원은 “기업들이 신세대와 남녀, 자녀 유무, 기혼 여부 등 직원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며 “정부도 사회 봉사활동 때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자기 계발과 평생교육 정책을 마련해 직장인들의 적극적인 여가 활동을 유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경희대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발표한 ‘매체 이용이 신체 이미지 형성과 여가 활동 및 여가만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남성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체형보다 더 마른 몸을 원하고 있었다. 특히 남녀 불문하고 대도시와 고소득 계층이 감량 욕구를 많이 느끼고 있으며, 여성은 교육연수가 높고 나이가 적을수록 감량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대와 강원대가 ‘도시 규모에 따른 여가와 생활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시골 거주자보다 덜 행복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은 대도시 거주자 403명, 중소도시 거주자 838명, 시골 거주자 170명 등 총 1,431명이었으며, 이 중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각각 21%, 23%, 30%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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