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장난감과 여자 어린이들이 주로 착용하는 반지 귀고리 등 장신구에서 각각 기준치(어린이)보다 최대 25배, 17배나 많은 납과 기준치보다 4배 이상 많은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검출됐다. 그러나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조업체와 제품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어린이 장난감과 장신구 106개 제품의 위해성을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만들어진 일부 인형, 목재블록, 팔찌, 반지 등에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DINP(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 DIDP(디이소데실플탈레이트)와 납, 바륨, 크롬 등 중금속이 ‘위해 우려’ 수준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어린이가 빨거나 삼킬 수 있는 반지, 팔찌, 귀고리, 머리핀, 목걸이 등 검사 대상 25개 제품 중 15개에서 0.02~6.15㎍/㎏(1일 기준)의 납이 나왔다. 이는 어른 기준(3.6㎍/㎏)보다는 2배, 2세 미만 어린이 기준(2세 미만은 어른의 10분의 1)에 비해서는 최고 17배나 높은 수치다.
또 페인트를 사용한 목재블록에서는 검사 대상 6개 제품 모두에서 바륨이 2세 미만 어린이 기준(0.2㎍/㎏)의 최고 25배를 넘는 0.01~5.16㎍/㎏이 검출됐다.
유럽연합이 TDI(1일 섭취 허용량) 기준을 22㎍/㎏으로 설정하고 있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 DEHP의 경우, 플라스틱 인형을 빨거나 조각을 삼키는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노출되는 양이 0.47~8.44㎍/㎏인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2세 미만 어린이 기준보다 4배가 많은 양이다. 플라스틱 완구의 DINP 노출량도 2세 미만 어린이 기준의 최고 4배가 넘는 0.07~61.19㎍/㎏으로 측정됐다.
노출량 조사는 어린이 550명을 대상으로 장난감을 사용하는 시간을 측정하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빨거나 삼키는 등의 행동방식을 파악한 뒤 인공 침ㆍ위액ㆍ소화액ㆍ땀 등을 용매로 사용해 실제 어린이에게 어느 정도 노출되는 지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실내생활이 많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다른 나라 어린이들에 비해 평균 10분 많은 하루 평균 50분 동안 장난감을 빨거나 입에 넣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환경부가 관련 제품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데 대해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으로 범벅이 된 장남감과 장신구 제품명과 제조업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국민 안전에 무신경하다는 반증”이라며 관련 제품명과 제조업체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내년 3월 ‘환경보건법’이 시행되면 어린이에게 위해성이 큰 제품은 회수권고 및 판매중지 조치를 내리고 제품 명단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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