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디딜 틈 없는 손님들을 불러놓고 벌인 잔칫상을 또 망쳐버렸다.
롯데는 18일 부산 히어로즈전에서 올시즌 9번째 매진을 기록하며 8개 구단 최초로 50만 관중을 돌파(51만3,384명)했다. 그러나 롯데는 1-1로 맞선 연장 11회 투수 나승현이 1사후 강정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후 보크와 폭투를 잇따라 저지르며 허무하게 결승점을 헌납했다. 롯데는 히어로즈와의 3연전 첫 경기였던 16일에도 만원 관중 앞에서 9회 역전패를 당했다.
하필이면 매진이 되지 않았던 17일에는 9-2로 대승을 거두더니 이날 또 다시 ‘만원 관중 징크스’를 재현한 것이다. 이날까지 매진 경기 시 승률은 5승4패. 지난해까지 어이없는 실책으로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던 롯데는 최근 들어 ‘악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롯데는 이날 2회 수비 때도 1사 1ㆍ3루에서 도루를 시도하다가 되돌아오던 1루 주자 정성훈(우리)을 잡으려던 2루수 조성환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롯데 선발 손민한은 8회 1-1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면 ‘9이닝 1실점(비자책) 완투패’라는 황당한 기록을 남길 뻔했다. 롯데는 올시즌 39경기에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34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19패(20승)째를 기록, 경기가 없던 5위 삼성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6위 우리는 삼성을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손민한과 함께 히어로즈 선발 마일영도 8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1실점의 역투를 펼쳤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1회말 나온 히어로즈 마무리 황두성은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시즌 4세이브째를 거뒀다.
광주에서는 LG가 박경수의 스리런 홈런 포함, 장단 16안타를 퍼부으며 KIA를 11-2, 6회 강우콜드게임(시즌 1호)으로 대파하고 한달 만에 연승을 달렸다. 브라운의 대체 용병으로 수입된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출신의 페타지니는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볼넷 1개의 맹활약으로 이름값을 했다. LG는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했다. LG 우완 신인 이범준은 선발 이승호에 이어 4회 2사후부터 두 번째 투수로 등판, 2와3분의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행운의 프로 데뷔 첫승을 올렸다.
잠실 두산-삼성전과 인천 SK-한화전은 비로 취소됐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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