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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 "소리 소문 없이 해고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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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 "소리 소문 없이 해고가 온다"

입력
2008.05.1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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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회복 중에 잘렸다’(JP모건체이스의 직원), ‘어느날 내 서류상자와 수납용기가 복도에 나와있었다’(리먼브러더스의 해고자), ‘개인 소유물은 우편으로 보낸다는 통보에 동료와 작별인사도 못했다’(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직 사원)

미국 월스트리트에 최근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른바 ‘스텔스 레이오프’(stealth layoffs). 적의 레이더, 적외선탐지기, 음향탐지기 심지어 육안에 의한 탐지까지 무력화하는 스텔스(stealth) 전투기의 공포처럼,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폭풍이 지나간 미국 금융가에는 요즘 언제 어디서 누가 잘렸는지도 모르는 ‘소리 소문 없는 해고(layoffs)’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NYT)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엔 섬뜩할 정도로 소리없이 진행되는 신종 해고물결이 현재 금융사 직원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일부 경영진은 직원을 해고한 뒤에도 이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씨티그룹이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서의 해고 소식은 동료들이 이들(해고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라고 한다. 회사를 관뒀으니 회사 이메일을 쓰지 않아 반송된다는 것.

심지어 상사로부터 해고 계획을 듣기도 전에 고객들로부터 먼저 소식을 듣는가 하면, 해고된 뒤 사무실에 들르지도 못하는 등 비정상적인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월 스트리트의 금융회사 직원들은 “해고가 닥쳐오지만 언제, 어디서 이뤄질지 몰라 불안하다”고 아우성이다.

소리소문 없이 진행되는 해고는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없는 각개격파 방식까지 더하고 있다. 신용위기가 불거진 지난해 여름 이후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이 발표한 해고계획은 6만5,000명에 이른다. 그러나 일시에 대량 해고를 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몇 주, 몇 달 단위로 조금씩 여러 차례에 걸쳐 해고를 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1만7,000명 감원 계획을 밝힌 씨티그룹은 올 1월 4,200명, 4월엔 8,700명을 더 자르겠다고 나섰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JP모건체이스 등도 공식 감원 계획 이후에 계속해서 추가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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