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펀드의 추락에 날개가 없다. 다시 비상할 차비를 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와는 대조적이다. 인플레이션이 베트남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베트남 탈출’을 권하는 경고도 들린다. 지난해 ‘제2의 중국펀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베트남펀드의 몰락을 그저 지켜봐야만 할까.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최대규모의 베트남펀드(순자산 2,200억원)인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1’은 6개월 수익률이 -44.05%다. 1년 수익률은 -43.01%, 3개월 수익률도 -35.20%다. 최악이다.
9개 주요 베트남펀드(순자산 10억원 이상)의 6개월 수익률 평균(단순) 역시 -30% 수준이다. 지난해 열광만큼이나 배신을 안겼던 중국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18.15%)은 차라리 양반이다. 현재 해외 주식형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8.77%.
베트남펀드의 추락은 베트남 증시의 부진 때문이다. 연초 낙폭이 컸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50%(고점 대비)를 넘었던 낙폭을 40% 수준으로 줄였고, 미국과 국내 증시도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증시(VN지수)는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58% 이상 떨어진 상태다. 더구나 인플레로 인한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최근 10일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일본 다이와증권은 “베트남 경제가 대규모 무역적자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개월 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 투자비중을 ‘제로’로 줄이라”는 보고서까지 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베트남의 경제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투신운용은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당시 단기외채 비중은 300%를 넘었으나 베트남은 작년 말 기준 9%에 불과해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물가도 최근 안정세로 돌아섰고 무역적자도 줄어드는 등 하반기엔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베트남펀드 가입자는 당장의 (베트남) 경제 상황에 너무 예민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특히 베트남펀드는 대부분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5년 만기의 폐쇄형 상품이라 대규모 환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다.
그렇다고 저가매수 차원에서 베트남펀드에 새로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직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고, 다른 신흥시장 증시가 대부분 반등하는데 베트남만 홀로 약세를 지속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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