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16일 부사장 8명을 포함해 전무 52명과 상무 163명 등 총 223명 규모의 임원 승진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달 이건희 회장 퇴진을 포함한 경영쇄신안 발표 이후 사장단 인사(14일)에 이은 후속 인사인 셈이다. 관심을 모았던 이건희 전 회장의 세 자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는 이번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전무는 현 직급을 유지한 채 조만간 있을 조직개편에서 해외사업장 근무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상무보와 상무 직위를 상무로 일원화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승진 규모는 예년과 비교해 약간 축소되거나 비슷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임원 승진 규모는 2005년 455명, 2006년 452명, 2007년 472명이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삼성전자의 첫 여성 고위 임원인 심수옥 전무와 디자인 전문가인 정국현 부사장.
P&G 등을 거쳐 2006년 8월 삼성전자에 영입된 심 전무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마케팅 브랜드전략팀장으로 일하며 역량을 인정 받아 전무로 발탁됐다.
휴대폰 ‘애니콜’과 LCD TV ‘보르도’ 등의 제품 디자인에 관여하며 2001년부터 디자인경영센터 디자인전략팀장으로 근무 중인 정 부사장은 디자인경영이 강조되는 분위기에 힘입어 처음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올해 초 ‘자랑스런 삼성인 상’을 받은 이건종 LCD총괄 고화질(HD) LCD 제조팀장(상무)은 전무로, 진병욱 삼성테크윈 부장은 상무로 각각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예년처럼 연구개발과 기술부문 인력을 적극 배려한 점도 특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미래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신수종사업 발굴 분야에도 주안점을 뒀다”며 “전체 223명의 승진자 가운데 연구 및 기술 분야 인력이 40% 가량인 88명에 이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전략시장의 마케팅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이익창출 기반 확대를 위해 해외사업을 맡는 신규임원을 보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에 머물렀던 신규임원 비율이 17%까지 높아졌다. 삼성은 이르면 내주 중 계열사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 쇄신안 발표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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