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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투란도트'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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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투란도트' '아이다'

입력
2008.05.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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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거장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연출한 <투란도트> 의 막이 오르는 순간, 화려한 볼거리가 시선을 압도했다. 고대 중국의 왕궁은 붉은 색의 거대한 성문으로 표현됐고, 그 위에 올려진 황금빛 불상은 신비로움을 더했다.

보라색과 붉은 색의 세련된 의상에 화려한 조명까지, “역시 피치”라는 찬사가 흘러나왔다. 얼음장 같은 미모의 공주 투란도트 역을 맡은 소프라노 올가 주라벨은 역할에 걸맞은 매력적인 외모와 독특한 음색으로 설득력을 더했고, 노예 류 역의 소프라노 알렉산드라 자발라는 섬세한 가창으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 마시모 가스파론 연출의 <아이다> 는 타이틀롤인 아이다가 아니라, 라다메스의 여정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해석으로 눈길을 끌었다. 원래 두 사람이 지하 무덤에서 끌어안고 최후를 맞는 마지막 장면도 바뀌었다. 라다메스를 배신으로 이끈 아이다는 할복 자살하고,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라다메스에게는 구원의 빛이 쏟아졌다.

<개선행진곡> 장면은 전라에 가까운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으로 꾸며졌다. 야외 극장에서 빛을 발했을 이 장면은 실내로 오면서 박진감이 덜해진 듯해 아쉬웠다. 합창단과 연기자들의 움직임도 통일성이 부족해보였다. <투란도트> 와 <아이다> 모두 무대 전환이 없어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틀 연속 같은 장소에서 다른 오페라를 보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매력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공연에서 들려준 피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불안하고 빈약했으며 성악가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요즘 오페라에서 관심은 온통 화려하고 새로운 무대와 연출에 쏠리고 있지만, 오페라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줬다. 공연은 18일까지.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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