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민단체, 이사회까지 나섰다. 국민행동본부, KBSㆍMBC정상화운동본부 등 3개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KBS의 부실경영과 인사권 남용, 편파방송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KBS 이사회도 급기야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늘의 KBS를 초래한 정연주 사장의 사퇴권고 결의안 상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정 사장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한 전직 간부로부터 형사고발까지 당했다. 2005년, 이길 게 확실한 세금소송이 있었으나 우선 경영적자를 메워 자리를 지키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판 대신 조정절차를 밟는 바람에 2,875억원이라는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을 우익시민단체와 친여 세력의 정 사장 몰아내기와 KBS 때리기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KBS가 얼마나 심각하며,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KBS의 총체적 부실은 하루아침에 온 것이 아니다. 지난 5년의 방만하고 무능하고 무리한 경영과 인사가 주 원인이었다.
적자행진 속에서도 KBS는 특별 승진을 남발했다. 무리한 팀제로 인한 조직의 비효율성, 편파시비를 부른 프로그램의 불공정성 역시 여전하다. 디지털방송기반 조성을 위한 재원 마련에 필수적인 수신료 인상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도 KBS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 보신주의,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과감한 자기 희생과 혁신을 외면하고 있다. 모든 공공기관이 수술대에 올랐지만 정작 병이 가장 깊은 KBS는 거부하고 있다. 방송정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일차적 해결책은 이 모든 것에 가장 큰 책임을 진 정 사장의 퇴진이다.
그가 자리를 지키면 지키고 있을수록 KBS는 더 피폐해진다. 구성원들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사극 <대왕 세종> 을 2TV로 옮겨 광고수익을 조금 늘린다고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타의에 강제로 변화하기에 앞서 스스로 개혁하는 것이야말로 KBS의 자존심과 독립성을 지키는 일이다. 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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