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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vs 코오롱, 이번엔 "도요타 딜러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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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vs 코오롱, 이번엔 "도요타 딜러 내놔"

입력
2008.05.1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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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섬업계의 영원한 맞수 효성그룹과 코오롱그룹 간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두 그룹이 수입차 도요타의 서울ㆍ경기 딜러권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있기 때문이다.

효성과 코오롱은 재계에서 ‘물과 기름’ 같은 존재로 인식된다. 실제 두 그룹은 화섬 업종에서만 수십 년간 1, 2위를 다투며 대립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들의 악연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효성과 코오롱은 60년대 초반 나일론을 시발로 폴리에스테르, 타이어코드, 필름, 인조잔디, 최근의 에너지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대립과 반목을 거듭해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자존심 경쟁을 벌여온 라이벌은 여럿 있지만, 효성과 코오롱 같은 앙숙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 그룹은 재계 서열에서도 해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4월 3일 현재 효성은 재계 서열 27위(자산총액 6조원)로 2007년 같은 기간(33위)에 비해 6계단 올라섰다. 반면 코오롱은 40위(5조1,519억원)로 전년 28위에서 12계단이나 후퇴했다. 2007년엔 상황이 정반대였다. 코오롱이 전년 대비 5,000억원 늘어난 자산 4조9,000억원으로 2006년 32위에서 효성을 제치고 28위로 올라섰지만, 효성은 자산이 1,000억원 증가에 그쳐 전년 29위에서 33위로 내려 앉았다.

두 그룹은 2000년대 들어 화섬 뿐만 아니라 수입차 사업에서도 경쟁을 시작했다. 코오롱 이동찬 명예회장이 1987년 BMW 딜러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효성이 2004년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런데 내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진출할 도요타 브랜드의 서울 강남ㆍ서초ㆍ용산, 경기 분당 등 4곳의 공식딜러 모집에 효성 계열사인 더클래스 효성과 코오롱 계열사인 코오롱글로텍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는 현재 1차 심사를 통과한 12개 기업에 포함됐다.

코오롱글로텍(코오롱모터스)은 지난해 74억4,000만원의 이익을 내 순이익 규모가 전년대비 무려 490%나 증가했다. 이웅열 그룹회장이 3.63%, ㈜코오롱이 53.8%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490% 급증한 74억4,000만원이었다. 더 클래스효성은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장남 현준씨와 차남 현문씨, 3남 현상씨가 각 5%, 효성이 8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경영을 맡았던 3남 현상씨가 최근 그룹으로 옮기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도요타의 ‘캠리’ 등 대중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올 경우 수입차 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만큼 도요타 딜러권 확보에 실패하는 기업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두 기업이 딜러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물밑 로비전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수입차 사업 경험이 풍부한데다 자본력도 비슷해 누가 선정될지 예측이 쉽지 않다”며 “6월 말께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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