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DP TV가 미국의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거실이 아닌 침실용 32인치 ‘세컨드 TV’ 시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SDI 등 PDP 생산업체들이 32인치 중소형 PDP로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32인치 TV는 40인치 이상 대형 TV가 득세하는 거실형과 달리, 침실과 부엌 등에 설치하는 ‘보조 TV’로 미국에서 각광 받고 있다.
LG전자는 경쟁 업체들이 대형 TV에 몰두하는 틈을 이용, 지난해 10월부터 32인치 PDP 모듈을 본격 생산해 미국에서 6개월 동안 130만개를 팔았다. 특히 32인치 PDP 모듈은 지난해 10월 13만대를 시작으로 올해 1월 19만대, 2월 20만대 등 매달 판매대수가 늘어나고 있다.
32인치 PDP가 단기간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비결은 미국의 세컨드 TV 수요 외에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32인치 PDP TV가 중국 베이징올림픽의 주력 TV 제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중국 10여 개 TV업체로부터 PDP 모듈 공급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LG전자는 미국 LCD TV시장 1위 업체인 비지오에도 3월부터 32인치 PDP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비지오는 LG전자에서 공급 받은 PDP 모듈을 이용, 빠르면 이달 말부터 32인치 PDP TV를 판매할 계획이다. 비지오가 32인치 PDP TV 판매를 시작하면 LCD TV에 이어 PDP TV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도 1995년 인수한 미국 가전업체 제니스를 통해 내달 중 32인치 PDP TV를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비지오를 통해 PDP 모듈을 공급하고 제니스로 직접 TV 판매까지 하는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40인치 이상 대형 TV는 LG 브랜드로 판매하고, 세컨드 TV 시장은 제니스로 공략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와 일본 파나소닉 등도 32인치 PDP TV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32인치 PDP 모듈을 개발 중인 삼성SDI 측은 “올 상반기 중 32인치 PDP 모듈을 개발할 것”이라며 “양산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1위 PDP 업체인 파나소닉도 32인치 PDP 모듈 생산에 착수했다. 이 회사의 베버 홍보팀장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32인치 PDP 시장에서 특정 업체의 활약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32인치 PDP 모듈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처럼 32인치 PDP TV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관련 업체들은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7월까지 60% 미만이던 구미 PDP 모듈 공장의 가동률이 최근 32인치 PDP 판매 호조에 힘입어 100%에 이르고 있다”며 “꾸준한 판매 강화로 시장을 끌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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