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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대학들 "등록금 빼고 다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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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대학들 "등록금 빼고 다 줄여"

입력
2008.05.1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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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문을 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입학 정원이 예상보다 적게 배정되면서 로스쿨 운영에 비상이 걸리자 긴축경영에 나선 것이다.

등록금은 높게 책정한 반면 교원 채용과 시설 투자 규모는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해당 대학들은 “쥐꼬리 정원 배정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에서는 서비스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25개 로스쿨 유치 대학들의 수정 신청서를 분석한 결과, 고려대 등 10개 대학은 당초 로스쿨을 신청할 때 확보했던 재직 교수 숫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퇴직, 유고, 사임 등의 사유를 들어 이론과 법조실무를 막론하고 대학마다 교수 숫자가 평균 1~3명씩 감소했다.

특히 대다수 대학들은 아예 전임교원 채용계획을 축소하거나 폐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A대 관계자는 “줄어든 입학정원에 맞춰 교원 수를 축소했기 때문에 인가 기준이 되는 ‘재학생 대비 교원 확보율’은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은 입학정원 감소와 전임교원 충원계획이 축소 수정됨에 따라 전공교과 선택과목의 학점 수를 줄였다. 연세대는 388학점에서 349학점으로 39학점 줄였고, 영남대와 인하대도 각각 30학점과 67학점이 감소했다.

교과부는 학점 수가 줄어든 대학도 만점 기준인 230학점 이상을 충족하기 때문에 예비인가 평가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편의 시설과 전문인력 확보계획이 변경된 대학도 있다. 학생용 학술 및 자치활동 공간을 비롯해 장애학생 교육지원 프로그램과 여학생 휴게실, 육아시설 제공 계획이 덩달아 축소됐다.

시설 인프라를 확 줄인 반면 등록금은 대부분 대학이 크게 올렸다. 서강대가 650만원을 인상하는 등 8개 대학이 배정인원 감소를 이유로 연간 등록금을 당초 계획보다 160만~650만원씩 올렸다.

연세대는 290만원을 인상, 연간 등록금 2,24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등록금이 가장 적은 충남대(880만원)보다 2.5배나 많은 금액이다. 전북대는 당초 1,070만원에서 120만원 내린 950만원을 책정해 유일하게 등록금을 인하했다.

논란이 됐던 특별전형 내 특성화 전형과 지역할당 전형은 해당 대학들이 모두 백지화했다. 다만 한양대는 신입생의 3분1 이상을 뽑게 돼 있는 비법학사 전형에서 이공계 출신에게 일정 정원을 할당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배정인원 감소로 등록금 수입 감소를 비롯해 법인 전입금, 외부자금지원 등이 줄어 로스쿨 유치 대학들의 총수입은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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