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무역회사를 통해 시리아에 알루미늄관 등 원자로 부품을 공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북한이 최근 방북한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에게 핵 활동 자료를 전달한 상황에서 이 주장이 나와 향후 미국과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과 유럽 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 무역회사 남촌강(대표 윤호진)이 중국과 유럽 등에서 원자로 핵심 물질과 부품을 구입해 시리아 알-키바르 마을 인근의 원자로 건설 현장에 공급하는 등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에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유엔대표부 책임자로 일했다. 독일 세관경찰은 2002년 윤씨가 동유럽에서 알루미늄관을 비롯해 가스 마스크, 전기 타이머, 철파이프, 진공펌프, 변압기 등 첨단기술 장비와 물질을 대거 구입한 사실을 밝혀냈었다.
미국 관리들은 등 남촌강의 의심스런 행동이 결국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 발견 및 지난해 9월 이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서구 정보기관들은 남촌강 직원들의 구매 물품을 추적해 2003년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 계획을 확인하고 위성사진과 내부 사진을 수집한 끝에 부품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원자로가 가동 직전까지 멀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타격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의 영변 핵 원자로 가동일지 등 북 핵 신고자료 제출에 따라 북한이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만든 플루토늄의 구체적인 생산량과 사용처를 규명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측은 북한이 5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북한은 30~31kg만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이르면 이번 주중 북 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핵 프로그램 신고서에 플루토늄 생산량뿐 아니라 사용처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북 핵 자료와 관련해 10일 “미국 검증팀과 다른 전문가들이 이 문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발표문에서 “198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북한 자료에는 원자로 가동 내역과 북한이 실시한 3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 내용이 담겨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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