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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요즘 잘 나가는 비결 '인사이트 경영'… 고객의 숨은 욕구까지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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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요즘 잘 나가는 비결 '인사이트 경영'… 고객의 숨은 욕구까지 파악하라

입력
2008.05.1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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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전자는 인도시장에 내놓을 냉장고 신제품 제작을 위해 현지 가정집 여러 곳에 허락을 얻어 관찰용 카메라를 설치했다. LG는 냉장고 이용모습을 몇 달간 살펴본 끝에‘인도에서 냉장고의 승부수는 고기나 생선 칸이 아닌 야채 칸’이라는 ‘인사이트(insight:통찰력)’를 얻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고객들의 근본 욕구는 야채의 신선도 유지였던 것이다.

요즘 잘 나가는 LG에 ‘고객 인사이트 경영’열풍이 불고 있다. 각 계열사들의 실적개선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평가다.

고객 인사이트란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그 숨은 의미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으로, 고객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요구나 가치까지 발견해 제품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고객 인사이트 경영’이 LG에 자리잡으며 계열사 대부분이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제품의 디자인과 개발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R&D) 하듯 세심히 관찰하고 반복적으로 연습하는‘고객 인사이트’는 LG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심지어 회사 내‘고객 인사이트’ 마케팅 팀까지 생겨날 정도다.

LG‘고객 인사이트 경영’의 출발점은 구본무 회장.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각종 회의에 참석하거나 현장을 방문하는 자리마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요구하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들어 9차례 국내외 현장을 방문, 새로운 시제품을 접할 때 마다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R&D 책임자들에게까지 해당 제품이 고객의 마음과 시장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반영된 것인지를 직접 묻고 답을 확인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처음엔 CEO들도 당혹스럽고 곤혹해 했지만 이제는 구 회장의‘왜?’라는 질문에 자신감 있게 답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고객 통찰력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제품 설명도 판매자 관점 아닌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 휴대전화 메뉴 중 ‘스케줄’이란 표현을 ‘일정’으로, 그날 그날의 할 일을 의미하는 ‘To Do’는 ‘할 일’로 바꾸도록 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남 부회장은 또 해외 출장중 가급적 LG제품을 사용하는 가정을 방문한다. 외국인 가정의 구조를 살피면서 어떤 제품을 쓰는지, 그 제품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1시간 넘게 고객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다. ‘고객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의 ‘고객 인사이트’ 경영은 러시아에서 성과를 발휘했다. LG화학의 PVC창호는 러시아 주거문화 변화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LG화학은 3년 전 러시아 시장 진출이래 매년 100%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러시아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목재창호 시장에 PVC창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PVC창호가 보급되면서부터 10월이면 러시아의 각 가정집에서 추운 겨울바람을 막기 위해 문풍지와 비닐을 씌우는 풍경도 사라지고 있다. LG화학은 1년의 러시아 시장의 관찰 끝에 광택이 나는 순수 화이트색상 제품을 개발, 공기유입을 이중삼중으로 방지하는 새 장치를 적용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텔레콤도 회사 전반에 ‘고객 인사이트’ 찾기 바람이 불고 있다.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은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일주일에 2,3회씩 현장을 찾는다. 그것도 철저히 ‘암행’으로. 정 사장의 ‘고객 인사이트’경영은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는 LG텔레콤의‘VOC(Voice Of Customer)’시스템 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회사 홈페이지나 전화 등을 통해 접수된 고객의 의견을 사장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함께 공유하는 것은 물론, 이동통신 관련 사이트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 올라온 고객의 의견까지 찾아내 주간단위로 관련부서의 임직원과 함께 개선책을 찾고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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