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는 금융이 아니라 실물부문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절대 경기침체에 빠진 것이 아니다. ”
200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에드워드 프레스콧(68ㆍ사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8일 “많은 사람들이 침체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미국경기가 침체국면에 돌입했다고 말한다”며 “만일 세율이 인상되거나 정부정책이 반세계화 방향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미국경제는 내년 이후에도 침체기에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스콧 교수는 이날 ‘제5회 삼성 글로벌 인베스터스 컨퍼런스’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두 분기 동안 미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긴 했으나, 작년 2분기(4.9%)와 3분기(3.9%)에는 과거 추세상승률인 3%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만일 3% 이하 성장이 1년 이상 지속된다면 침체기라고 할 수 있으나 지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경제가 침체기라는 워렌 버핏의 발언에 대해선 “버핏은 침체기의 정의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경제이론에는 무지한 것처럼 보인다”고 일축했다.
프레스콧 교수는 근시안적인 경제정책보다 원칙적이고 일관된 경제정책이 더 효과적임을 규명한 ‘경제정책의 시간일치성’ 연구와, 경기변동과 경제성장에 기술수준의 발전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실물적 경기변동이론’ 연구 등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침체기는 ‘노동시간 감소’와 ‘생산성 하락’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그런데 올해 미국의 노동공급이 줄지 않았고, 부시 정권 하에선 세율인상 가능성이 없어 생산성이 하락할 요인도 없다는 것이다.
프레스콧 교수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관련, “주거 부문에 공급과잉이 발생해 성장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돌려 생각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매우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기관이나 주택 보유자들이 이미 이득을 많이 얻은 후에 손실이 생긴 것”이라며 “2000~2001년 손실 규모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안할 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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