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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 극작·연출 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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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 극작·연출 추민주

입력
2008.05.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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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에 비유될 만큼 '볼 게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는 요즘 공연계라지만 그래도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꾸준히 받는 작품은 분명 있다. 사회 소수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창작 뮤지컬 <빨래> (8월 17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가 그렇다.

27살 비정규직 직장인 서나영과 그 이웃들의 서울살이를 그린 이 뮤지컬의 인기는 '고단한 일상에 한줄기 햇살 같은 뭉클한 대본'(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이라는 평을 듣는 극작의 힘 덕분이다. <빨래> 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추민주(33)씨에 대한 주목도도 뮤지컬의 인기와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라는 게 그리 많지는 않지만 작은 공간에 함께 모여 즐거움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점은 공연의 큰 매력이에요.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겁니다."

2005년 초연작으로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인 <빨래> 는 추씨의 경험이 녹아 있는 뮤지컬이다. 그는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만난 이주노동자에게 영감을 얻어 나영의 파트너이자 또 다른 주인공인 몽골 청년 솔롱고를 탄생시켰다.

국문학과를 졸업, 멀쩡히 다니던 서점을 그만두고 뒤늦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한 그가 지하 셋방에서 서울살이를 시작한 시절의 이야기다.

"인생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남들처럼 직장에 들어갔는데 어느 날 왜 상사 욕이나 하며 살고 있나 싶었어요. 한탄하며 사느니 재미있게나 살아보자는 생각에 서울로 올라와 연극원에 입학했죠. 딱 3개월 서울생활 하고 나니 통장 잔고가 바닥나더군요."

극단 명랑씨어터 수박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대학로의 대표적인 멀티플레이어다. <빨래> 에선 극작 겸 연출가, 보습학원 국어 강사 아르바이트 경험이 녹아 있는 <그 자식 사랑했네> (12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선 극작가로 활약했고, 작년에는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여성사 전시관에서 여성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4년째 진행 중이고 가끔은 다른 제작사의 뮤지컬 각색도 한다.

그가 새롭게 관심을 갖는 주제는 '느리게 사는 삶'. 두산아트센터의 후원으로 내년 초 막을 올릴 연극은 역시 우연찮게 알게 된 유기농 빵을 만드는 사람들과 겪은 일을 모티프로 활용할 생각이다. 급하게 빵을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것처럼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느리게 사는 삶을 실천해보자는 취지다. 그의 궁극의 꿈도 새 연극과 닮았다.

할머니가 돼도 '연극놀이'를 하면서 이웃과 시간을 즐겁게 나눠 쓰고 싶은 것. 최근 뮤지컬 <빨래> 에 이주노동자와 장애인을 초청하는 자리 나눔 행사를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작부터 극작까지 수많은 일을 소화하는 '알파걸' 추민주에게 더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물었더니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농담처럼 흘려 듣는 기자에게 구체적인 계획까지 들려준다.

"이번 공연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투입되면서 연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어요. 조만간 배우로도 찾아 뵐 겁니다. 대신 평범한 외모의 배우도 많이 기용하는 성기웅씨 연출 작품을 노려 봐야죠. 하하" 공연 문의 (02)6083-1775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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