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은둔형 외톨이가 버려진 개를 훈련시키면서 자신도 사회에 적응해나가는 법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일본삼성㈜이 지역사회 공헌 프로젝트의 하나로 8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에서 이색적인 학교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는 물론 가족과도 단절한 채 집에만 틀어 박혀 지내는 일본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젊은이들에게 청각장애인 보조견 훈련법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사회 운동이다.
시민단체 ‘일본보조견협회’가 제공한 부지에 삼성이 건물을 짓고 장애인 보조견 훈련사 등을 지원하는 교육시설 ‘아스나로 학교’는 이날 입학식을 갖고 히키코모리 젊은이 3명과 유기견(遺棄犬) 3마리를 교육생ㆍ교육견으로 함께 맞았다. ‘아스나로’는 ‘내일은 히노키(편백나무)가 되자’는 성장에 대한 기대를 담은 말이다.
이창열(사진) 일본삼성 사장은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현재 160만명이며, 버려지는 개는 매년 18만 마리라는 통계가 있다”며 “세계에 공헌하는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환으로 이들의 자립을 돕기로 하고 2년 전부터 학교 설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전자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도 히키코모리를 만들어낸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아스나로 학교 구상은 1993년 시작된 미국 맥클라렌 소년교도소의 개를 이용한 교정 프로그램 ‘푸치(POOCH)’가 모델이 됐다. 초범 재소자들에게 한마리씩 맡아 개를 기르도록 했더니 자연스럽게 정서가 순화돼 재범률이 ‘제로’가 됐다는 교정 성공 사례다.
아스나로 학교는 합숙이 원칙이며 6개월 한 기의 교육생 정원은 5명이다. 첫 기는 교육 효과 등이 어떨지 몰라 일단 3명으로 시작했다. 이 사장은 “일본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교육사업이라 정부 당국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관심을 보였다”며 “학교장을 비롯해 자원봉사 형태로 다수의 일본인들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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