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금융공기업 기관장 중 10명의 기관장이 새 정부의 재신임 절차를 통과하지 못해 임기(3년)를 마치지 못하고 사임하게 됐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후보도 불신임 된 것을 감안하면 11개 금융공기업이 업무공백 사태에 놓이게 돼, 논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산하 금융기관장 재신임 결과에 따르면,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재신임을 받아 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예보산하에서는 방영민 서울보증보험 사장만 재신임을 받았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조성익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양천식 수출입은행장, 홍석주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예보가 최대주주인 5개 금융기관 가운데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정태석 광주은행장, 정경득 경남은행장도 교체된다. 최근 공모를 통해 사장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한 주택금융공사에 대해서도, 3명의 후보가 모두 부적합 하다며 재공모키로 했다.
감사 중에서는 박의명 자산관리공사 감사, 박증환 경남은행 감사 등 2명만 재신임을 받았다. 금융공기업 감사 중 5명은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 추가로 재신임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금융위는 ▦재임기간 ▦정부정책에 대한 이해정도 ▦경영성과 및 전문성 ▦해당 기관 발전에 대한 비전 등을 재신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신임을 받은 4명이 모두 임명 1년이 안됐다는 점으로 볼 때 재임기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성익 사장의 경우도 임기가 1년이 조금 안됐지만, 신입사원 부정 입사와 무분별한 업무추진비 의혹 등이 부각되면서 불신임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법에서 임기가 보장된 공기업 수장들을 강제로 내몰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이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법이 정한 임기도 보장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능력을 펼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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