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청와대 비서관(1급)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일부 비서관의 나이 어린 자녀가 거액의 예금이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청와대는 재산 물림도 얼리버드"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준경 금융비서관의 딸(24)과 아들(21)은 예금이 각각 2억2,395만원과 1억9,766만원에 달했다. 또 김 비서관은 2005년 딸 명의로 무연고지역인 충북 제천시에 1,334만원 상당의 임야 5필지를 구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임야는 딸이 증여받은 돈으로 구입했고, 예금은 자녀가 큰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돈과 적금을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천 땅을 구입한 경위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박명순 2부속실장의 장남은 경기 부천시에 있는 4,8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구입했고, 신혜경 국토해양비서관의 두 자녀는 각각 1,300여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었다.
법조인 출신인 강훈 법무비서관은 아들(23)과 딸(20)에게 각각 2억3,000만원과 1억8,000만원의 예금을 물려줬다가 재산등록 이후인 이달 초 뒤늦게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준경 비서관도 1980년대 말 딸이 외조부로부터 받은 500만원에 대한 증여세를 최근 납부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관 임용 때 세금납부 관련 증빙서류에 대한 검증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비서관에 대해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은 지난해 개발예정지인 경기 파주시에 부인 명의로 2억6,000만원 상당의 땅을 구입했고,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은 지난해 5월 서울 용산구 신계동 재개발 지역에 7억3,000만원 상당의 대지와 무허가 주택을 매입했다.
장용석 민정1비서관은 공매를 통해 2억원에 낙찰받은 인천 연수구 임야가 현재 공시지가만 6억원으로 뛰었고, 박흥신 언론1비서관은 2005년 500만원 상당의 강원 고성군 임야를 사들였다. 이승미 여성가족비서관은 경기 용인시과 고양시에 5억원 상당의 아파트 2채를 갖고 있었다.
이날 재산을 공개한 청와대 비서관의 64%(34명 중 22명)는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서울 강남ㆍ서초구 등 '버블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비서관 1인당 평균 재산은 17억9,500만원으로 청와대 수석들의 평균재산 35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부모나 자식 등 직계 존ㆍ비속에 대한 재산신고 고지거부율은 38%에 달해 청와대 수석들의 고지거부율 30%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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