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 전 러시아 부총리가 7일 러시아 제5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면서 '경제적 자유'와 '인권 신장'을 강하게 주창했다.
8년간의 집권을 끝내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블라디미르 푸틴이 집권 통합러시아당 총재와 총리를 겸직하며 최고 권력자의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자유주의적 성향을 지닌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러시아가 점진적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됐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낮 크렘린 궁에서 2,400명의 내빈이 참석해 치러진 취임식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시민사회와 경제의 자유를 고양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6분간 진행된 취임사에서 푸틴 전임 대통령의 정책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인권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해 푸틴과의 다른 길을 갈 것을 시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인권과 자유는 우리사회의 최고 가치로 간주된다"며 "이것이 국가 활동의 의미와 내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메드베데프는 1991년 러시아 연방 출범 이후 보리스 옐친과 푸틴에 이은 세번째 대통령이자 제정 러시아와 옛 소련 시대를 포함 러시아 최근 114년 동안 최연소 지도자가 됐다.
푸틴 전 대통령은 8일 의회에서 총리인준 동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여 러시아는 '메드베데프 대통령-푸틴 총리'의 양두 정치 시대를 맞게 됐다. 푸틴이 여전히 막강한 실권을 쥘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두 지도자의 협력과 긴장 관계에 정치적 변화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의 후원 아래 3월 대선에서 70.28%의 지지를 얻어 당선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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