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종이 몇 장에 낯선 전문용어와 복잡한 그래프만 잔뜩 늘어놓은 내역서. 읽는 사람의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결과가 이렇게 됐으니 알고는 있으라’는 고압적인 통지. 지금까지 일반 펀드투자자의 눈에 비친 ‘자산운용보고서’의 이미지는 ‘불친절’ 그 자체였다.
그러나 최근 자산운용보고서가 일반 투자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본 취지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매 분기 주요 펀드의 운용현황 및 운용전략을 동영상 설명으로 제공하는 ‘펀드매니저 동영상 레터’ 서비스를 실시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출연해 대담하는 형식으로 동영상을 제작, 매 분기 7만여명의 펀드가입 고객에게 이메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우선 전체 주식형 펀드 잔고의 82%를 차지하는 20개 주요 펀드에 대해 동영상 레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추후 대상 펀드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지난달 100쪽에 달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발간해 화제가 됐다. 이 보고서는 개별 종목별로 매수ㆍ매도에 대한 이유와 배경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기껏 10여쪽에 불과했던 기존 자산운용보고서와 비교할 때 양과 질에서 확실히 차별화에 성공한 것. 한국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투자선진국에서는 이미 5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자산운용보고서가 보편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늘고 있는 어린이 투자자를 위해 삼성증권은 매니저들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 형식의 운용내역서를 전달하고 있다. SEI에셋자산운용은 만화로 된 운용보고서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대해 “펀드 열풍 이후 고객의 금융지식이 급속히 증가했을 뿐 아니라 고객 연령층도 다양해져 증권사 및 운용사들이 운용보고서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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