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우리 조선업이 남해안 시대에 이어 서해안 시대를 활짝 열며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
현대중공업은 7일 전북 군산시 군장산업단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정몽준 의원, 김완주 전북도지사,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조선소 기공식을 열었다.
군장산업단지 내 180만㎡(약 54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군산조선소 건설에는 약 1조2,000억원이 투입되며, 세계 최대인 100만톤급 도크 1기와 1,600톤 골리앗 크레인 등을 갖출 계획이다. 내년 8월 완공되면 연간 28척의 대형 선박을 건조(매출 3조원), 세계 7위권 대형 조선소의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이로써 울산과 거제 중심의 조선 생산기지가 전남 영암(현대삼호중공업ㆍ세계 6위)에 이어 전북으로 이어지며 바다 3면이 거대한 조선 클러스트로 연결돼 ‘조선 한국’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게 됐다. 현재 전남ㆍ북의 서해안 지역에는 영암 삼호산업단지, 진도 군내산업단지, 목포 삽진산업단지에 조선소가 들어서 있다. 현대중공업도 서해 군산조선소 기공으로 동해(현대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와 남해(현대삼호중공업) 등 3면 모두에 대형 조선소를 갖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게 됐다.
이 같은 기대감에 세계 각지의 선주들은 군산조선소 착공 삽도 뜨기 전에 선박을 대량 발주, 고 정주영 회장이 500원짜리 지폐 거북선 문양과 미포만 모래사장 사진 한 장으로 2척의 선박을 선주문 받았던 ‘울산조선소의 신화’를 재현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초대형유조선(VLCC) 9척과 벌크선 12척 등 총 21척 26억달러의 선박을 수주해 일찌감치 일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군산조선소 착공으로 오랫동안 침체됐던 이 지역의 경제 활성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군산조선소가 완공될 경우 50여 개 협력업체가 함께 입주해 고용효과 1만900여명(사내직원 8,400여명+협력사 직원 2,500여명), 인구유입효과 3만5,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협력사 직원들의 연간 인건비가 지난해 군산시 예산(4,800억원)을 뛰어넘는 5,000억원에 달해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올해 군산시 지가 상승률이 전국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전북도와 군산시가 현대중공업을 유치하기 위해 회사를 60번이나 찾아갔다는 ‘60고초려’ 얘기를 들었다”면서 “지방정부 스스로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현대중공업이 싼 임금과 부지 제공을 약속한 각국의 투자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조선소를 짓기로 했다”면서 “어려운 대외 경제여건을 이겨낼 수 있도록 국내 기업들이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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