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선율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엄격한 '남녀칠세 부동석' 전통을 무너뜨렸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우디에서는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설 때도 남녀가 같은 줄에 설 수 없을 정도로 이슬람의 엄격한 율법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2일 수도 리야드의 한 공연장에서 열림 클래식 공연에서는 500명의 남녀 관객들이 나란히 앉아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아르티스 피아노 4중주단은 사우디 주재 독일 대사관의 후원으로 열린 이 콘서트에서 모차르트와 브람스, 폴 주온 등의 곡들을 연주했다. 클래식 공연이 외국 대사관 내부가 아닌 곳에서 일반 사우디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만큼은 주변 시선이 두려워 애정표현을 자제하던 외국인 커플들은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는 모습을 연출했다. AP통신은 "극장도 없고, 여성들의 야외 카페 출입도 금지된 리야드에서 이날 공연은 매우 특별했다"고 전했다.
위르겐 크리크호프 사우디 주재 독일 대사도 "이번 공연은 사우디에서 일고 있는 각종 개방화 물결을 암시하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사우디 정부도 문화간 이해를 위한 개방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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