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음주 상태에서 사우나에서 잠을 자다 숨진 최모씨의 유족이 "재해사망 보험금을 달라"며 K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최씨는 2004년 5월 오전7시30분께 음주 상태에서 74도의 사우나에 들어갔다 3시간 뒤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부검 결과 사인이 불명확하지만 급성심장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험사는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최씨의 사망이 약관상 '우발적인 외래사고'인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일반사망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러자 유족들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아닌 재해사망"이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대해 1,2심은 "음주 상태에서 사우나에 간 것을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음주 후 사우나 등에 방치되면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해 급사 위험성이 증가하고 최씨가 생전 심혈관질환 치료전력이 없는 사실 등을 종합하면 직접적인 사인은 음주 후 고온의 사우나에서 잠을 잤다는 외부 요인"이라며 "최씨는 우발적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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