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수출 호조로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대비 2월 10.2%에 이어 3월 10%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비는 승용차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2월 2.9%에서 3월 4.2% 상승했다.
그러나 1분기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월대비 광공업생산이 4분기보다 0.5% 하락하였고, 소비(4.5%→3.8%), 설비투자, 건설투자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더욱이 5월 1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 3.9%보다 높은 4.1%를 기록하였다. 이처럼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또한 상승세에 놓여 있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다.
물가 상승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올 1분기 4%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지역 소비자물가 역시, 3월에 3.5%를 기록해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투자은행들은 EU 주요국인 영국이 2% 후반, 프랑스가 3%대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3%로 2008년 상반기에는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경우, 3월 소비자물가는 1.2%로 10년 만에 가장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며 물가가 상승 추세에 놓여 있다. 향후에도 세계 물가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두바이유가는 2008년 전년대비 30% 이상, 원자재가격지수는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에 3월의 국내 경기 흐름을 분석한 그린북이 발표될 예정이다. 2월 평가에서는 우리 경제가 아직까지는 수출 호조에 의해 상승 기조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 악화 요인인 유가 상승, 세계 경제 둔화 등이 지속되고 있어, 3월 국내 경기 판단은 상승 기조에서 하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편 물가 상승과 경기 활성화 사이에 놓여 있는 한국은행이 이 달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금리를 5.0%로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8개월째 동결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인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있다. EU 지역에서는 다음 주에 발표되는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를 동결(4%)할 것으로 투자은행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 역시 정책금리를 2008년 2월 0.5%로 올린 이후 4월에도 금리를 동결했으며, 미국조차도 지난달 30일 금리를 2%로 인하했으나 당분간 동결할 방침이다.
세계 각국은 물가 상승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이의 억제를 위한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는 형편이다. 향후 미국발 세계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현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감세 정책 등 적극적인 경기 급랭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석원 금융산업연구실장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