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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연세대 교수 "10대들 쇠고기 반란…위험사회 대책 없는 기성세대에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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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연세대 교수 "10대들 쇠고기 반란…위험사회 대책 없는 기성세대에 경종"

입력
2008.05.0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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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10대 청소년들이 최근 미국산 쇠고기 개방 반대 촛불시위에 앞다퉈 참여하는 현상에 대해 “정치개혁 등과 같은 기존의 거대담론 성격의 이슈와 달리 쇠고기 개방이 먹고 마시는 구체적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10대들을 끌어들인 것 같다”며 “이 같은 ‘생활정치적’이슈의 부상과 기존 정치세력의 경제 논리가 순수한 10대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김교수는 “이번 집회는 우리 사회에서 정치의 외연이 확대된 것으로, 기성세대의 생각처럼 10대들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당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시 급식으로 나올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없는 10대들이 자기 삶에 위기를 느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세대의 싸움에 자신의 안전을 맡기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산이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인간 광우병 논란에도 기성세대가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10대들의 공분을 일으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변화된 집회의 성격도 10대의 참여를 높인 결과를 낳았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2002년 효순ㆍ미선 사건 당시 촛불집회가 무겁고 엄숙했다면, 2004년을 기점으로 각종 집회가 문화적 행사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동원의 정치’가 과거의 시위를 대변한다면 지금의 집회는 다양한 패러디와 풍자가 자신들이 개진하고픈 의견과 어우러져 표현되는 축제의 형식을 띄고 있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조류인플루엔자, 대운하 등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소재들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위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10대들도 그런 이슈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 자극받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는 사회 도처에 널린 위험에서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고 인식하는 ‘위험사회’의 징후이다. 김 교수는 “쇠고기 문제 하나가 우리 생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된 것”이라며 “이를 ‘쇠고기를 싸게 공급한다’는 경제적 세계관으로는 위험을 느끼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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