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남한처럼 5월5일이 어린이 날일까. 아니다. 북한의 5월5일은 김일성이 항일운동을 위해 조직했다는 '조국광복회'라는 단체의 결성 기념일이다. 당연히 2008년 5월5일 평양에서는 이 단체 결성 72주년 행사가 열린다.
남쪽 친구들이 5월을 기다리는 대신 북한 어린이들은 6월을 기다리는데, 6월1일 '국제아동절'과 6월6일 '조선소년단 창립일'이 바로 그 날이다.
국제아동절은 과거 사회주의 체제 국가에서 공통으로 챙긴 기념일인데, 탁아소와 유치원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다. 구 소련 몰락 이후 동구권과 러시아에서는 흐지부지 넘어가는 날이 됐지만, 여전히 북한에서는 중요한 기념일이다.
이날 북한 부모 중 상당수는 자녀가 뽐내는 재롱잔치를 보기 위해 휴가나 조퇴를 하는데, 평양 만경대유희장에서는 어린이들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또 지방에서는 자전거 경주, 달리기, 밧줄 당기기, 통일 기차놀이 등으로 구성된 운동회가 열린다.
6월6일 소년단 창립일은 소학교(남한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기념일이다. 이날 북한 전역의 소학교에서는 소년단 신규단원 입단행사와 학교 대항 체육대회가 펼쳐진다. 흰색 상의와 '붉은 머플러'가 상징인 북한 소년단은 만 7~13세 남녀 어린이라면 모두 가입해야 하는 단체다.
북한 어린이들은 1980년 이전 남한 어린이들처럼, 야외 놀이 활동을 하며 방과 후 시간을 보낸다. 남자 아이들은 여럿이 모여 술래를 정해서 하는 다리 뛰어넘기나 말타기, 땅따먹기 등을 즐겨 하고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 자갈잡기(공기놀이), 아바이놀이(숨바꼭질)를 한다.
동국대 북한학과 전미영 교수는 "북한은 몇 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팽이치기나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어린이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