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가톨릭 교황 방문 '역풍'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가톨릭 교황 방문 '역풍'

입력
2008.05.06 00:25
0 0

지난달 17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미국 워싱턴에서 가톨릭 사제에 의해 성추행 당한 피해자들을 만나 용기를 북돋우고 위로와 축복의 말을 전했다. “성추문의 치유와 화해를 염원한다”는 교황의 솔직하고 진지한 반성의 메시지가 발표되자 감동의 물결과 함께 미국 가톨릭의 실추된 이미지가 반전의 계기를 갖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미국 가톨릭을 50년 가까이 지배해온 자유주의 가톨릭 교계는 교황의 이 같은 메시지로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에 따르면 미국의 자유주의 가톨릭은 피임 금지, 여성 사제 거부 등을 고수하는 로마 바티칸 교황청과 갈등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의 자유주의 가톨릭은 1960대 중반 바티칸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헌장에서 라틴어가 아닌 각국 언어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을 인정하는 등 제한적인 가톨릭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세력을 얻기 시작했다.

개혁과 진보를 내건 자유주의 가톨릭은 미국의 젊은 세대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세대를 거치면서 미국 가톨릭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 표시로 징집 영장을 불살랐다가 수감생활을 한 반전주의 예수회 사제 대니얼 베리건은 미국의 자유주의 가톨릭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자유주의 가톨릭은 미국의 가톨릭 내부에서는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미국 가톨릭을 소수 종교로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자유주의 가톨릭은 개신교와 차별성을 갖기 어려워 신도를 끌어 모으는데 한계를 갖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성추문이 터지면서 미국인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타임은 “교황이 가톨릭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자유주의 가톨릭의 상징이었던 개혁을 가져간 셈”이라면서 “자유주의 가톨릭은 결속의 동인을 상실했기 때문에 세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