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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새장편 '사우스포인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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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새장편 '사우스포인트' 출간

입력
2008.05.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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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와 함께 전세계에 일본 소설 붐을 일으킨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44)가 최근 새 장편소설 ‘사우스포인트’(중앙공론신사 발행)를 냈다. 히트작 ‘키친’으로 ‘바나나 현상’을 불러 일으킨 지 올해로 20년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2일 얼굴을 드러낸 바나나는 한국 독자들의 눈에 익은 동그란 플라스틱 안경의 ‘소녀’가 아니었다. 결혼도 했고 5살 난 아들이 있는 중년 초입의 ‘아줌마’ 인상이 물씬 났다. 실제로 지금은 소설보다 가족과 살림이 중심이란다.

“아이가 태어난 것이 20년 동안 가장 큰 변화”라는 그는 “육아를 통해 매일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고 말했다. 아이와 대화하면서 그는 “이런 간단한 걸 왜 잊고 있었을까, 왜 이런 것에 의문을 품지 않았을까”라며 늘 배우는 쪽이다.

감성 넘치는 구어체 문장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나나는 연인을 잃은 뒤 아픔을 치유해가는 청춘이나 붕괴한 가족 구성원의 유대와 소통 등을 주제로 한 소설을 많이 썼다. 전작 ‘환상 하와이’처럼 하와이를 무대로 한 새 소설 ‘사우스포인트’ 역시 오래 전 헤어진 첫 사랑을 기적처럼 다시 만난다는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다.

그는 “책을 통해 구원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되도록 책으로 사람의 기분을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가볍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독자들에게 인생과 사회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지기보다 기분 전환할 수 있고 마음의 짐을 잠시라도 덜기를 바라며 소설을 썼다는 얘기다.

그 배경에는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것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있는 건지, 그런 것을 조금 알고 싶어하지 않을까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앞으로 “소설이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말했다.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 것을 드디어 깨닫게 됐다. 이제부터는 가볍게 뭔가 술술 풀어나가는 작품은 쓸 수 없을 것 같다. 생명을 맡아 가지고 있다고 할까, 등장인물도 한 사람의 인간이고 부모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사람의 기분을 가볍게 다룰 수 없는 게 아닐까.”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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