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들의 작은 영화 나들이가 늘고 있다. 3억원 이상의 개런티를 마지노선처럼 지켜오던 스타들이 자기 몸값에 비해 제작비가 단출하기 그지없는 10억~20억원대 영화를 잇달아 선택하고 있다. 대작영화 또는 저예산영화라는 제작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급 스타들의 작은 영화 외출은 충무로의 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전도연 소지섭 최민식 등 잇달아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밀양> 으로 '칸의 여인'이 된 전도연은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 <멋진 하루> 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작비는 약 20억원. 저예산영화라 하기에는 규모가 크다. 멋진> 밀양>
그러나 지난해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37억2,000만원)의 반을 조금 넘는 수준. 감독도 대작 상업영화와 거리가 있다. <여자, 정혜> 와 <러브 토크>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러브> 여자,>
소지섭과 강지환도 이달 크랭크인하는 <영화는 영화다> 에 출연한다. 소지섭은 지난해 제대 후 여의도와 충무로의 섭외 1순위로 꼽혔으나 정작 '예비군 신분 작품 1호'가 대작 상업영화가 아니어서 의외라는 평이 많다. 영화는>
제작비는 2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은 영화잡지 기자 출신의 신인 장훈 감독. 공동제작사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그 또래의 배우라면 거부하기 힘든 시나리오의 매력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며 "제작비 규모는 작지만 스크린 200개 가량 개봉을 목표로 하는 상업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스크린과 멀리해온 최민식도 3년 만에 전수일 감독의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에 출연했다. 전 감독은 <검은 땅의 소녀와> 등으로 제10회 프랑스 도빌 아시아영화제 대상을 받은 예술영화파. 영화는 사고로 세상을 뜬 네팔 노동자의 유골을 가족에게 전해주고자 히말라야를 찾는 한 사내의 이야기를 품었다. 검은> 히말라야:> 친절한>
<올드보이> 와 <식객> 등을 만든 쇼이스트 제작, 10억원이 들었다. 최민식은 "마음에 와 닿는 시나리오라 출연을 선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객> 올드보이>
"거품 제거로 불황 탈출 시도"
스타들은 "다만 시나리오가 좋아서"라는 다소 맥빠지는 출연의 변을 내세우지만 이들의 작은 영화 출연은 시장이 만들어낸,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이란 지적이 있다. 불황의 그늘이 충무로에 짙게 드리워 제작편수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스타들의 선택의 폭도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최근 김하늘 이범수 송윤아 등 충무로를 주무대로 삼던 배우들이 브라운관에 종종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불황의 뚜렷한 반영이라는 이야기다. 한 영화사 대표는 "스타들의 작은 영화 출연은 영화 제작편수 감소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아무리 잘 나가는 스타라도 요즘 같은 상황에선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비 거품을 제거하고 새로운 제작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도드라진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충무로의 평균 제작비가 과도했던 것이지, 10억~20억원 규모의 영화가 결코 작은 영화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성규 스폰지 대표는 "기존 셈법으로 하면 <영화는 영화다> 의 경우 40억~50억원은 너끈히 들 작품"이라며 "합리적 예산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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