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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박태원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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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박태원 삼국지

입력
2008.05.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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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 지음ㆍ박태원 옮김/깊은샘 발행(전10권)ㆍ각권 9,500원

구보(仇甫) 박태원(1909~1986)은 1941년 4월 월간 잡지 <신시대> 에 <신역 삼국지> 연재를 시작했다가 43년 1월호를 마지막으로 중단했다. 해방되던 해 박문서관 출판사에서 연재분을 단행본으로 냈던 구보는 재차 삼국지 번역에 매진, 1950년 3~4월 최영해(국어학자 최현배씨 아들)씨가 운영하던 정음사를 통해 <삼국지> 첫 두 권을 출간했다. 박태원이 월북한 후 최영해씨는 남은 8권 분량을 새로 써서 55년 총 10권으로 완간, 인기를 얻었다.

한편 북한의 박태원은 59~64년 6권짜리 <삼국연의> 를 국립문학예술서적출판사(1~3권)와 조선문학예술총동맹출판사(4~6권)를 통해 완간했다. 이번에 나온 <박태원 삼국지> 는 이 북한 출간본을 원본으로 하고 있다. 저본을 구하려 일본ㆍ중국 등지를 수소문한 유족, 연구진, 출판사의 수 년 노력이 밴, 근 반세기 만에 다시 만나는 ‘박태원 삼국지’다.

<천변풍경>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의 대표작을 통해 30년대 한국 소설사에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뤘고, 월북 후에도 <갑오농민전쟁> 집필로 최고의 역사소설가 대접을 받은 박태원의 단아한 문장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평론가 조성면씨는 해설에서 “다양한 판본으로 유통되던 <삼국지> 는 양백화, 한용운을 거쳐 의고적 편역ㆍ언해 단계를 벗어났고, 박태원의 손에서 현대적 텍스트로 완성됐다”며 이번 책의 문학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1~3권이 먼저 출간됐고, 나머지 7권도 이달 중순까지 나올 예정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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