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휘발유 소비자 가격(세금 제외)이 ℓ당 661원으로 일본(592원)에 비해 1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석유산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 이후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진 반면, 우리나라는 정유사 과점 체제가 여전한 탓이다.
2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일본 석유산업 자유화 조치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세금을 제외한 휘발유 가격은 ℓ당 661원으로, 일본(592원) 독일(600원) 프랑스(624원) 미국(629원) 등 주요국을 앞질렀다. 경유 소비자 가격 역시 우리나라가 ℓ당 634원으로, 독일(597원) 일본(605원) 프랑스(607원) 미국(609원)보다 비쌌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1994년 특정 석유제품 수입 잠정조치법(특석법) 폐지 검토 개시를 계기로 석유시장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며 “94년 ℓ당 68엔(세금 제외)이던 휘발유 가격이 99년에는 38엔으로 5년 새 44%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ℓ당 9.4엔에서 12.4엔으로 올랐다.
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에너지 공급 가격을 낮추기 위해 규제 완화와 단계적인 경쟁 정책을 도입한 결과”라며 “우리나라 석유시장은 4개 정유업체 과점 체제로 정유사-대리점-주유소가 수직 계열화해 있으며, 가격 결정 과정의 투명성도 결여돼 소비자가격이 국제 수준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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