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로 앞선 4회초 1사 2ㆍ3루. 두산 3번 타자 고영민(24)은 방망이를 바투 잡았다. 안타 하나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순간, 3루 관중석의 “고영민, 안타!” 응원이 채 한 마디 끝나기도 전에 경쾌한 타구음이 울렸다.
신인왕 1순위인 LG의 구원 투수 정찬헌의 초구는 고영민의 날카로운 방망이에 맞은 뒤 2루수 이종열의 글러브를 비껴나가 중견수 앞까지 굴러갔다. 2타점 적시타. 이 쐐기타 한 방으로 두산은 잠실 LG전을 8-3 승리로 장식하며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또 5할 승률(14승14패)을 달성, 한화를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3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한 고영민은 1회 1사 1루에서도 깨끗한 좌중간 2루타로 선취 타점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알토란 활약을 뽐냈다. 최근 5경기 타율은 3할3푼3리(15타수 5안타). 시즌 초반 16타수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슬럼프에 허덕이던 고영민은 끝까지 자신을 신임한 ‘김경문표 믿음의 야구’에 비로소 보답한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고영민이 연일 헛방망이를 돌리던 때에도 거의 매 경기 3번 중책을 맡겼다.
두산은 이틀 연속 선발 전원 안타는 물론, 무려 5명이 2안타 이상을 때려내는 활화산 같은 방망이와 선발 이승학의 5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잠실 라이벌’ LG에 시즌 전적 3승2패 우세를 점했다.
대구에서는 3위 삼성이 한화를 4-2로 꺾고 2위 롯데에 한 경기차로 접근했다. 삼성 우완 선발 조진호는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뛰어난 피칭으로 4년9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맛봤다. ‘2호 코리안 빅리거’로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도 뛰었던 조진호는 SK를 거쳐 2006년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삼성에 입단, 올시즌 2군에서 칼을 갈아왔다.
인천에서는 우리 히어로즈가 선두 SK의 홈 13연승을 저지했다. 히어로즈는 시즌 첫 승을 거둔 선발 김수경의 호투와 1-1 동점인 6회초 터진 강병식의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6-1 승리를 거뒀다.
한편 광주 KIA-롯데전은 비로 취소됐다.
인천=이상준기자 jun@hk.co.kr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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