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2년 안에 치러질 차기 총선의 향방을 가늠하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 보수당이 노동당을 누르고 대약진,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차기 총리를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일 런던시 등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159개 지방자치단체, 4,023개 지방의회 의석을 놓고 치러진 선거 개표 결과, 노동당이 보수당에 크게 뒤졌다고 BBC 등 주요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BBC는 "자체 조사결과 노동당은 전체 투표자 중 24%를 득표해 44%를 얻은 보수당은 물론, 자유민주당(25%)에도 뒤졌다"며 "최근 40여년의 기간 중 최악의 참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운 총리도 이날 밤 "노동당에겐 아주 실망스러운 밤"이라며 "이번 패배의 교훈을 되새기겠다"고 대패를 인정했다.
BBC 등에 따르면 159개 지자체 중 147곳의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서 보수당은 233석을 추가해 2,858석을 확보했고 자유민주당은 28석을 추가해 1,702석을 확보했다. 반면 노동당은 291석을 잃어 2,207석을 차지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런던시장 선거에서도 보수당의 40대주자 보리스 존슨이 3기 연임에 도전하는 노동당의 켄 리빙스턴 시장을 누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최근 모기지은행 노던록의 파산 위기, 교사와 정유공장 직원 파업, 주택경기 침체, 저소득층 소득세율 상승 등 경기 침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고 지지율이 계속 추락해왔다.
선거 분석가들은 특히 정부가 저소득층 소득세율을 10%에서 20%로 올리는 바람에 노동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서민 표를 대거 잃었다고 지적했다. 스트래스클라이드대의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 교수는 "노동당이 상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빚어졌다"고 논평했다.
보수당이 대승을 거둠에 따라 2년 안에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집권당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선거 결과에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는 "보수당이 차기 정권을 내다볼 수 있는 '위대한 순간'을 맞게 됐다"며 기뻐했다.
캐머런 당수는 "우리가 교육과 의료, 범죄 문제 등에 걸쳐 유권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캐머런 당수의 지지율도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어 차기 총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최근 BBC 여론조사에서 캐머런 당수는 68%의 지지율을 기록, 브라운 총리(42%), 자유민주당 닉 크레그 당수(43%)를 크게 앞섰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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