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협상을 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지만 현재로서 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가 밝힌대로 ‘국제기준이 변경되거나 미국이 국제기준상 (광우병 안전국가)지위가 박탈될 경우’ 에만 재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제기준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정하는 것으로 OIE는 현재 미국의 지위를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로 쇠고기 수출입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정부가 재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OIE가 미국을 이보다 낮은 단계로 하향 조정해야 하는데 미국에 다시 광우병이 발생하는 등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이는 실현될 수 없다. 또 우리정부가 독자적으로 위험을 평가해 엄격한 자체기준을 만들 수는 있지만 OIE 기준을 반박할 과학적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 이 부분도 현재로서는 가능성만 있을 뿐 기준을 바꿀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입기준이 되는 ‘수입위생조건’은 장관고시 사안이라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이 최종 고시되는 오는 15일 전에 변경해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관례상 한쪽이 협상 조건을 갑자기 변경한 경우는 ‘협상 파기’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재협상과는 역시 거리가 멀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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