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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우병에 냉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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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우병에 냉정해져야 한다

입력
2008.05.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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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의 원인체는 변형 프리온으로 밝혀졌다. 캘리포니아 대의 프루시너 교수가 이 공로로 1997년 노벨 생리ㆍ의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 원인체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으며 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갈린다.

그렇지만 광우병에 감염된 소로 만든 육골분을 사료에 섞여 먹인 것 때문에 광우병이 폭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세계 각국은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지금 통계가 증명해주고 있다.

즉 전세계적으로 육골분의 사료를 먹인 국가에서 1989년 1만 마리 이상 광우병이 발생했고 1991년에는 2만 5,000마리 이상, 1992년에 3만7,000마리 이상이 발생한 것을 최고로 차차 발생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마침내 작년에는 141마리, 그리고 올해 3월까지는 겨우 5마리에 불과하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50마리 이하, 내년에는 20여 마리 정도로 줄고 앞으로 5년 이내에 전 지구 상에서 광우병 발생이 멈출 것으로 추론된다.

지금까지 인간광우병 발생은 207명이다. 그 중에서 영국에서만 166명이 발생했다. 광우병은 영국이 원조여서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9만 마리 이상의 광우병 발생 가운데 18만 5,000마리가 영국소다. 영국에서의 인간광우병 환자 발생도 1994년 8명, 이듬해 10명, 1999년 29명을 정점으로 2005년 5명, 2006년 3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한 명도 광우병 발생이 없었다.

소에서 왜 광우병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사람에게 번지는 광우병 발생을 막기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알고 나서 대처하기 시작한 이래로 이제 지구상에서 광우병은 소에서나 사람에서 영원히 사라질 순간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수입개방을 했다고 해서 세상이 시끄러운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과학으로 풀어보자. 현재 미국은 인구 3억명 이상에, 사육되고 있는 소는 1억 마리 이상이나 된다. 그 중에서 매년 3,300만~4,000만 마리를 도축하여 식용으로 하고 있다. 정말 쇠고기를 많이 먹는 국민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광우병 소가 3마리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인간광우병도 3명이지만 그 3명이 모두 유럽 쪽에서 장기간 체류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100만 마리 정도의 소를 사육하는 일본에서 지금까지 34마리의 광우병 소가 발견되었다. 이렇게 보면 영국 프랑스 일본보다 미국은 광우병에서 안전한 나라다. 그래서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나라로 인정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뿐만이 아니라 특정 위험물질(SRM)마저 모두 수입개방했다고 보도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30개월령 이상의 경우에는 7개(편도, 회장원위부, 머리뼈, 뇌, 눈, 척추, 척수)를, 30개월령 미만의 경우에는 2개(편도, 회장원위부) 부위에 대해서 수입금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머리뼈, 등뼈 등에 남아 있는 고기를 물리적인 방법으로 분리한, 아마도 햄버거나 소지지 등에 사용되는 기계적 회수육도 수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협상했다.

광우병의 원인체인 변형 프리온은 30개월령 이하일 때는 편도와 작은 창자 밑에서 위로 약 2m 정도인 회장원위부에 국한되어 존재하다가 30개월이 넘어 36개월 이후부터는 두개골, 눈, 척수 등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세계 광우병 전문가들에 의해 국제수역사무국 회의에서 결정된 과학적 사실이다. 모든 결정과 대처는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 국민은 광우병의 실상을 알고 냉정해져야 한다.

이영순 서울대 수의과대 인수(人獸)공통질병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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